정부의 ‘민생 회복 소비쿠폰’의 사용으로 소비 심리 및 소상공인 매출이 상승한 가운데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매장에 소비쿠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하락하면서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SKT의 통신비 일시 할인의 영향이다. 그러나 통신요금 할인 효과를 빼면 물가상승률은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물가도 약 1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2020=100)으로 전년동월대비 1.7% 상승했다.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1%대를 기록했으며, 상승폭은 지난해 11월(1.5%)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작다.
물가상승률이 둔화한 것은 SKT가 통신비를 일시 할인한 영향이 컸다. 통신 물가는 1년 전보다 13.3% 하락했다. 특히 휴대전화 요금는 전년대비 21.0% 줄었다. 통신 물가 하락은 전체 물가를 0.59%포인트 끌어내렸다. SKT는 해킹 사태로 소비자 이탈이 늘자 8월 한 달간 2000만명이 넘는 전체 가입자에 통신 요금을 50% 감면했다.
통신비 할인을 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 수준으로 분석된다. 이는 지난해 7월(2.6%) 이후 13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크다. 식료품 등 장바구니 물가를 중심으로 오름폭이 커진 영향이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는 고공행진했다. 8월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전 보다 4.8% 올라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전월(2.1%)보다 상승폭이 두배 이상 커졌다.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한 영향이다.
특히 축산물(7.1%)과 수산물(7.5%)은 각각 3년 2개월,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돼지고기(9.4%), 고등어(13.6%), 달걀(8.0%)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농산물도 쌀값(11.0%)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2.7% 올라 상승폭이 커졌다.
가공식품 물가도 1년 전보다 4.2% 올라 4%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월(4.1%)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업계에서 진행 중인 할인행사가 끝나면 상승폭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식 물가도 전년대비 3.1%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성수품 위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곡물과 수산물은 재고량이 줄었고, 축산물은 도축 마릿수가 감소하면서 물가가 올랐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수요가 늘어난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9월 물가상승률은 일시적 하락요인이 사라지면서 2%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분간 2% 내외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에 추석을 앞두고 이달 중 성수품 물가안정 등 민생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와 협의해 명절 수요가 확대되는 품목에 대한 할인행사를 이달에도 이어가기로 했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기상악화에 따른 농축수산물 물가 오름세로 먹거리 가격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주요 성수품 상황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비축물량 공급, 할인지원 등 안정책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