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2일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 조지연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이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은 이날 서울 강남구와 대구에 각각 있는 추 전 원내대표의 자택과 국회에 있는 추 전 원내대표 의원실,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등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추 전 원내대표가 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추 의원의 계엄 당일 행적 및 의사결정과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도 했다.
추 전 원내대표 지도부에서 원내부대표와 원내대변인을 맡았던 조 의원의 의원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조 의원은 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3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했는데, 이와 관련한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다.
특검은 지난해 12월3~4일 추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 소속 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추 전 원내대표는 계엄 선포 직후 당 소속 의원들에게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여러 차례 바꿔 공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의도 중앙 당사와 국회 본청에 흩어져 당시 108명 중 18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추 전 원내대표 등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당 소속 의원들의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 선포 직후 홍철호 전 정무수석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윤 전 대통령과 연이어 통화한 경위도 살펴보고 있다.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와 이들이 통화하면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대해 논의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을 분석한 뒤 조만간 추 전 원내대표와 조 의원 등을 소환해 계엄 당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참여 경위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추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은 국민의힘을 겨냥한 근거 없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며 “국민의힘 의원 어느 누구에게도 계엄해제 표결 불참을 권유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조 의원은 “당시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는 약 37초간 이뤄진 것으로, 내용 역시 지역 숙원사업인 자인 부대이전 관련 면담을 취소한 데 대해 양해를 구한 것이 전부다. 무분별한 억측을 삼가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