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2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추 의원이 계엄 해제를 위한 국회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의 행동은 지금도 의혹투성이다. 그는 계엄 선포 직후 국민의힘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하면서 장소를 국회로 공지했다가 여의도 당사로 변경했다. 이후 장소를 다시 국회로 알렸다가 여의도 당사로 또 한번 바꿨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의도 중앙당사와 국회 본청에 흩어져 국회의 계엄해제 표결에 108명 중 18명만 참여했다.
추 의원은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방해하지 않았고, 국회가 봉쇄돼 의총 장소를 옮긴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야권이 192석이어서 단독으로 의결정족수 확보가 가능했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그런데 군과 경찰이 불법적으로 국회를 침탈하는 긴박 상황에서 국회의원 임무란 게 과연 무엇인가. 국민 보호와 헌법 수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람은 누구든 어떻게든 본회의장에 들어가 계엄해제 표결에 힘을 보탰어야 했다.
추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열겠다고 전화로 알려오자 “국회의원을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10분쯤 뒤 우 의장이 개의 시간을 앞당기겠다고 하자 추 의원은 “너무 급하다. 들어갈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의도적인 시간 끌기가 아니라면 일분일초가 급한 상황에서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이다. 추 의원이 당시 홍철호 정무수석, 한덕수 총리, 윤석열과 연이어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런데도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에 반발하고 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무도한 ‘야당 말살 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어이가 없다. 추 의원은 비상계엄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고, 윤석열 전화를 받고 의총 장소를 변경한 게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추 의원과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해 관련 의혹이 사실무근임을 증명하면 되는 일이다.
내란의 밤 온 시민이 뜬눈으로 국회 상황을 지켜봤다. 헌법이 유린당하고 국민과 나라가 풍전등화인데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어찌 된 영문인지 계엄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방관했다. 추 의원이 그날 통화한 윤석열은 비상계엄이 국회 의결로 해제된 뒤에도 “2, 3차 계엄령을 선포하면 된다”며 군에 국회 장악을 지시할 정도로 집요했고, 한덕수는 국무회의 심의가 위법하게 진행되는 상황을 방조하면서 내란을 거들었다. 특검팀은 강도 높은 수사로 국민이 품고 있는 국회 표결 방해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바란다.
내란 특검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가운데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국회 의원회관 내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권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