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2025 정기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한 내란특별재판부 주장에 지도부가 호응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 의원 115명이 공동 발의한 내란특별법안은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에 내란특별재판부를 설치해 12·3 내란사건 재판을 전담토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재판부 구성은 국회 추천 3명, 판사회의 추천 3명, 대한변협 추천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되는 재판부 후보 추천위원회가 결정한다. 1948년 반민특위 때, 1960년 4·19 혁명 직후 특별재판부가 설치·운영된 전례가 있다.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론의 배경은 사법부 불신이다. “(내란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판사 행태라든지 영장 기각 문제들 보면서 내란 재판이 잘못되는 건 아닌지 불안감이 증폭되는 건 분명하다. 사법부가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내란사건 재판부가 규정·관행에 반하는 해괴한 법논리로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했던 게 국민적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윤석열의 막무가내식 법정 출석 거부와 재판부의 무른 대응, 한덕수 전 국무총리 구속영장 기각 등을 보면서 사법부가 사안의 중대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재판에 임하는지 국민 상당수가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내란특별재판부 설치가 해법이 될 수는 없다. 당장 위헌 시비를 피할 수 없다. 특히 내란 피해자이자 재판 이해당사자 격인 여당이 재판부 구성에 관여하는 건 삼권분립 훼손과 사법 독립성 침해로 비치기 십상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내란특별재판부가 국민 눈높이에 맞고 법과 원칙에 충실한 판결을 내리더라도 사회 일각에선 재판부 구성의 위헌성·정파성을 문제 삼아 불복하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국민통합 계기가 되어야 할 내란 단죄가 도리어 국론 분열의 불쏘시개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만에 하나 내란 단죄에 절차적 흠결이라도 남는다면 그 역사적 후과는 누가, 어떻게 감당할 건가.
12·3 내란은 국가질서를 유린한 폭거였다. 이 예외적 사태를 일상적 질서의 틀에서 단죄하는 것 자체가 12·3 내란이 현행 질서에 반하는 반국가적·반사회적 중죄라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결정이 그러했거니와, 전 국민이 목격자인 내란의 진실 앞에서 사법부 판단도 근본적으로 다를 수 없다고 본다. 현시점에,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는 과유불급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