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삼척 가곡면 산간서 잇단 화재
영동·경북 일부 국지성 가뭄 연중화 경향
“겨울 아닌 여름에도 산불 철저 대비를”
지난 8월 25일 오전 11시 54분쯤 강원 삼척시 가곡면 오목리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소방대원들이 진화차를 이용해 물을 뿌리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불볕더위가 이어진 지난달 25일 강원 삼척시 가곡면 오목리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지난 30일까지 엿새간 번지며 산림 33㏊를 태웠다. 축구장(0.714㏊) 46개와 맞먹는 규모다.
이번 화재는 마을주민이 말벌집을 태우려다 불이 야산으로 옮겨붙으며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출 오목리 이장(71)은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니 한여름인데도 산림이 바짝 말라 마치 겨울산처럼 불이 거세게 번졌다”며 혀를 찼다. 그는 “여름에 이렇게 산불이 나는 것도, 이 정도로 크게 번지는 것도 평생 처음 봤다”고도 말했다.
산불을 진화하는 과정에서 국유림관리소 직원 등 4명이 다치거나 탈진해 치료를 받았다. 인근 4가구 주민 5명도 한때 인근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오목리에 이어 사흘 후인 28일 인근 가곡면 삿갓봉 정상 부근에서도 불이 났다. 불길은 산림 0.35㏊를 태운 뒤 5시간 30여 분 만에 진화됐다.
강원도 삼척지역에서 8월에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지난 8월 25일 강원 삼척시 가곡면 오목리의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지난달 28일 산불 진화대원이 잔불 정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부지방산림청 제공
이번 산불진화에 동원된 대원들은 “더는 여름 산불 피해를 남유럽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릉, 삼척, 동해 등 강원 영동지역의 올해 여름(6~8월) 강수량은 전국 평균(619.7㎜)에 한참 못 미치는 232.5㎜에 그쳤다. 여름 강수량으로는 1973년 이후 5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원 영동지역과 경북 일부 시·군 등을 중심으로 국지성 가뭄이 연중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국지성 가뭄과 여름 산불화재는 전국 곳곳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올해 6~8월 전국에서 46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43.08㏊가 소실됐다. 한여름인 8월에도 강원 3건, 경북 3건, 충북 1건, 경기 1건 등 모두 8건의 산불이 이어졌다.
전찬왕 삼척시 산림과 산불방지팀장 “가뭄이 지속하면서 산림 아래 두껍게 쌓인 낙엽층이 바짝 메말라 산불이 발생하면 크게 번지고 진화하기도 매우 어렵다”라며 “앞으로 기상 상황을 고려해 한여름인 7~8월 산불 발생에도 대비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동부지방산림청은 고온 건조한 날씨로 인한 산불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진화 자원을 산불 취약지에 전진 배치하는 한편 예방 순찰 활동 강화하는 등 ‘여름철 산불 방지 특별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