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베네수엘라의 마약 카르텔과 연계된 마약 운송 선박을 공습해 11명이 숨졌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이 제3국 마약 카르텔을 겨냥해 직접 군사작전을 벌인 것은 처음으로 이번 무력 사용이 서반구 역내에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공습 사실을 확인하며 “이번 타격은 테러리스트들이 국제 해역에서 불법 마약을 미국으로 운반하던 중에 이뤄졌으며 조직원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습이 베네수엘라에 기반을 둔 ‘마약 테러리스트’ 트렌데아라과(TdA)를 겨냥했다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휘 아래 미국과 서반구 전역에서의 대량 살상과 마약 밀매, 성매매, 폭력 행위 및 테러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내로 마약을 가져오려는 생각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경고가 되기를 바란다. 주의하라!”고 밝혔다.
남미 순방길에 오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치명적 공격”이 남쪽 카리브해 해상에서 벌어졌다고 확인했다. 그는 마약 카르텔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무엇인지를 묻는 CNN의 질의에 “백악관 법률 자문을 대신해 답하지 않겠지만 모든 조치를 사전에 취했다고 말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중남미 마약 밀매 조직 소탕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TdA를 비롯해 베네수엘라와 멕시코의 카르텔 9곳을 국제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최근 미 해군은 마약 퇴치 임무 수행을 위해 상륙함, 순양함, 연안 전투함 등 선박 8척을 역내 해상에 배치했다. 또한 남미와 카리브해 주변에 4000여명의 해병대 및 선원들을 파견해 마약 카르텔 퇴치 작전을 확대해왔다고 CNN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공습이 서반구에서 미 군사력과 관련해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해안경비대나 역내 동맹·파트너 국가들에 훈련·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마약 단속을 벌여왔던 미국이 마약 퇴치 작전을 내세워 직접 군사력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대니얼 바이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전쟁·비정규 위협·테러프로그램 국장은 WP에 “오늘 공습은 트럼프 행정부가 채택한 새롭고 보다 군사화된 접근의 일환”이라며 “이는 중대한 전환이지만 놀라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필 건슨 국제위기그룹 선임분석가는 미군의 이날 공습이 “공포 캠페인의 일환”으로 보인다면서 마두로 대통령이 이를 “미국의 제국주의적 개입이자 전쟁 부추기기”로 포장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 자료에서 2일(현지시간)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 소속 대원 11명이 탑승한 고속정이 불법 마약을 운반하고 있다. UPI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