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저수지 저수율 13.8%
남은 물 2000t에도 못 미쳐
물 부족, 인근 삼척에도 번져
독도를 비롯한 동해를 지키는 5000t급 해양경찰 경비함정인 삼봉호(5001함)가 3일 강릉시 안인항 화력발전소 내 하역 부두에서 600t의 생활용수를 소방차에 공급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 최악의 가뭄으로 생활용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도 강릉시가 시민들에게 병입수(생수)를 조기지급하기로 했다.
당초 강릉시의 주요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지급을 결정했다. 시민들은 동주민센터 배부작업이 마무리되는대로 이르면 4일부터 병입수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가뭄현상은 인근 삼척지역까지 번지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최소 50㎜ 이상의 비가 내리지 않으면 가뭄피해는 강원 영동 남부지역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강릉지역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전날보다 0.4%포인트 낮아진 13.8%를 기록했다. 평년 저수율(71.6%)의 19.3% 수준이다. 오봉저수지에 남은 물의 양은 1990여t에 불과하다.
강릉시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시간제·격일제 급수에 들어간다.
시는 최악의 상황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이날 군부대 물탱크 차량 141대와 민간 살수차 27대 등 168대를 동원해 사천천, 섬석천, 연곡천 등 인근 하천에서 취수한 물을 실어 날랐다. 교동 배수지와 구산농보 등에서도 물을 끌어오는 등 하루 2만1000여t의 대체 용수를 오봉저수지에 공급하고 있다.
또 소방차 71대와 인근 자치단체에서 지원한 차량 19대 등을 동원해 평창·양양·속초·동해 등 4개 시·군의 급수전과 연곡정수장에서 취수한 물 3400여t을 홍제정수장으로 옮기고 있다.
이날부터 독도 경비함까지 급수지원에 투입됐다. 해양경찰은 5000t급 경비함정인 삼봉호(5001함)를 급수지원에 동원했다. 삼봉호가 한 번에 공급할 수 있는 물의 양은 600t이다. 이 물은 홍제정수장으로 옮겨진다.
독도경비함까지 오봉저수지 급수에 투입
김성종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오는 9일까지 1500t급과 3000t급 경비함정을 추가로 투입해 150∼300t의 생활용수를 더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릉시는 생활용수 사용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47개 공중화장실을 폐쇄하는 한편 3개 공공수영장 운영도 중단했다.
3일 강원 강릉 올림픽파크 일원에서 시 관계자들이 각 읍면동으로 지원될 생수 더미를 배분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릉시가 병입수 조기 지급을 결정함에 따라 18개 면·동 시민들은 이르면 4일부터 병입수를 받게 된다. 강릉여고, 스피드스케이트장, 강남축구공원 등 5개 권역별로 지정된 10여개 배부장소를 방문하면 1인당 2ℓ짜리 병입수 6병을 가져갈 수 있다. 6일치 분량이다. 거동불편자 및 취약계층은 각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가정으로 직접 전달한다.
한편 가뭄현상은 삼척까지 번지고 있다.
삼척지역의 일부 산간마을은 계곡물과 지하수를 모아 물탱크에 저장한 뒤 생활 용수로 사용하는데 계곡물이 마르면서 물탱크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삼척은 강릉에 비해 비가 다소 온 편이지만 평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올해 1월부터 지난 2일까지 삼척에 내린 누적 강수량은 472.7㎜으로, 평년 강수량(812.9㎜)의 58.1% 수준을 기록했다.
삼척시는 현재 임차 급수차와 소방차를 동원해 원덕읍 이천리와 미로면 하사전리, 노곡면 여삼리, 신기면 고무릉리 등 4개 산간마을 80여 가구에 비상급수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