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청구 때보다 횟수 일부 줄어
김건희 관련된 매매주문만 걸러 적시
‘1차 시기’ 시세조정은 공소시효 만료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를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기소하면서 통정·가장·이상 매매 횟수를 기존에 판단한 것보다 적은 횟수로 일부 조정했다. 김 여사와 무관할 수 있는 매매주문은 처음부터 덜어내는 게 재판 진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인해 얻은 부당이득액은 8억1000여만원으로 변하지 않았다.
3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김 여사의 공소장을 보면,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주가조작 일당과 공모해 2010년 10월21일부터 2012년 12월5일까지 시세조종을 목적으로 통정매매 96회, 가장매매 5회 등 총 62만5093주를 통정·가장매매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적시한 통정매매 118회, 가장매매 12회보다 소폭 줄인 수치다.
특검은 같은 기간 고가매수주문 1411회, 물량소진주문 1111회, 허수매수주문 291회, 시·종가관여주문 204회 등 합계 3017회의 이상매매주문을 냈다고도 공소장에 적었다.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적시한 이상매매주문 3702회보다는 적은 횟수다. 특검은 공소장에서 “김 여사는 주가조작 주·공범들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대해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를 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통정·가장·이상 매매 횟수가 기존보다 다소 준 것은 특검이 김 여사와 관련된 매매주문만 걸러내 공소장에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는 도이치모터스 주범·공범들 외에 이들과 관련한 제3자가 관여한 거래까지 다 포함했는데, 공소제기를 하면서 덜어냈다. 김 여사와 무관할 수 있는 매수주문을 미리 덜어내는 게 공소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판단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일부 조정에도 김 여사의 부정한 시세조종 거래 전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부당이득액은 기존과 동일하게 ‘8억1144만3596원’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를 관리하는 블랙펄인베스트가 시세조종에 따라 40%에 이르는 고율의 수익금을 받기로 약속하고, 손실보전금 4700만원을 받은 사실 등을 주가조작을 인지했을 정황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김 여사는 단순히 ‘전주’가 아닌 주가조작범들과 ‘공모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특검은 1차 주가조작 시기(2010년 10월21일 이전)에 이뤄진 부정한 시세조정에 대해선 다른 주가조작범들과 마찬가지로 공소시효가 넘겼다고 보고 김 여사를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