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동맹 네트워크 확보 위해 검토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에서 각 국가에 부과할 상호관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관세 조치로 전 세계적으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3일 정부가 발표한 ‘미 관세 협상 후속 지원 대책’ 자료를 보면, 정부는 수출 기업의 시장 다변화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조속 확대 등을 언급하며 “경제동맹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한” CPTPP 가입 검토도 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CPTPP는 일본·캐나다·멕시코·호주·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칠레·페루·뉴질랜드·브루나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통상 체제다. 회원국 사이에서는 무관세를 기본 원칙으로 한다.
지난해 12월 영국이 추가로 가입해 현재 회원국은 12개국이다. 애초 미국도 포함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1기였던 2017년 미국이 탈퇴해 남은 회원국이 재결성했다.
정부는 CPTPP에 가입할 경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3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멕시코 등 신규 시장을 확보하고, 핵심 광물 협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미국의 일방적 관세 정책에 불만을 가진 유럽연합(EU)도 CPTPP 가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U가 가입할 경우 CPTPP는 세계 GDP의 약 30%를 차지하게 된다.
다만 실제 가입 신청까지 진행하기 위해서는 국내 농·수산업 종사자와 국회 등 이해관계자를 설득해야 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CPTPP에 가입하면 민감한 농식품·디지털·서비스 등 분야의 시장을 개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회원국이 되려면 기존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한데, 그동안 일본이 한·일 관계 경색을 이유로 한국의 가입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가입 검토는 정부의 지속된 입장”이라며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나온 시점에서 CPTPP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CPTPP 가입 검토’ 방침을 공식화하면서도 아직 가입 신청 방향을 확정 지은 것은 아니라면서, 정부 내 협의와 국민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입 추진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농수산 등 업계 입장을 계속 수렴하고 협의해 나가야 한다”며 “한·미 FTA도 그랬듯이 관계부처마다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적 국익을 보고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