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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한국 정부는 3일 북·중·러 정상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나란히 등장한 것을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 반응을 보였다.

북·중 관계가 복원되면 중국이 북한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도 나설 수 있게 되면서 한반도 정세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와 관련해 전승절을 계기로 북·중·러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은 것도 중국이 한국이나 미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려는 신호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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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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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 ‘북·중·러’ 결속···고차원 시험대 오른 이재명표 ‘페이스메이커론’

입력 2025.09.03 19:44

수정 2025.09.0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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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환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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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시민들이 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한국 정부는 3일 북·중·러 정상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나란히 등장한 것을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 반응을 보였다. 북한의 중·러 밀착이 가시화하면서 한반도 문제를 두고 미국에는 ‘피스메이커’ 역할을 권하며 자신은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고 나선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도 한층 복잡해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그간 소원했던 북·중 관계가 좋아진 만큼 한·중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에 대한 관여를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중국 전승절 열병식 관련 질의에 “특별한 평가가 없다”며 “국경을 맞대고 있는 주변 국가들에 대해 늘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정세가 워낙 복잡다단한 형태 아니냐”면서 “그런 과정에서 당연히 예의주시하고 있고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와 통일부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북·중·러가 결속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한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북·미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접근하겠다는 ‘페이스 메이커론’을 내세운 이재명 정부의 고심이 깊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남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통한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왔다. 남북 소통 채널이 단절된 데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가로막혀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제기한 ‘피스 메이커·페이스 메이커론’은 이 같은 현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앞세워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튼 뒤 신뢰 구축을 해나가자는 방법론이었다.

하지만 한·미정상회담 후 8일만인 이날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북·중·러 정상이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연대를 과시한 것이다. 신냉전 형태로 전개되는 국제 질서 속에서 북한과 미국이 대화의 접점을 찾기가 더욱 쉽지 않은 조건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을 북한과의 대화 복원에 지렛대로 활용하려 했던 이 대통령의 페이스메이커 구상도 한층 어려운 방정식을 마주하게 됐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번 북·중·러 연대 움직임을 북·미 협상에서 활용할 것이고, 한국은 북·미 협상 국면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외교의 급선무 숙제”라며 “미국과 북한의 협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되, 한국이 배제되지 않도록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미국 측에 계속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북·중 관계가 개선되면서 한국이 북한 관여를 위한 중국이라는 또 다른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북·중 관계가 복원되면 중국이 북한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도 나설 수 있게 되면서 한반도 정세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와 관련해 전승절을 계기로 북·중·러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은 것도 중국이 한국이나 미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려는 신호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한·중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반도 주도권을 북한에 빼앗긴 현재, 중국을 움직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미국 측에 양해를 먼저 구하고 한·중 정상회담을 진행해야 한다”며 “APEC이 한·중 정상회담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로, 이를 놓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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