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행사 무기한 연기·영업 중단도 속출
상인들 “지역 경제 IMF 때 보다 더 어렵다”
강릉관광개발공사에서 운영하는 숙박 시설인 강릉오죽한옥마을의 인터넷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오는 5일부터 전 객실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역대 최악의 가뭄으로 생활용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도 강릉시가 모든 공공 체육시설을 폐쇄키로 했다.
심각한 용수 부족 상황을 고려해 운동 후 샤워로 인한 물 사용까지 차단하는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각종 레포츠, 체육대회, 단체 행사 등이 줄줄이 연기 또는 취소되고, 영업 중단 사례도 속출하자 주민들은 “지역 경제 IMF 때 보다 더 침체할 우려가 크다”라며 아우성친다.
강릉시는 가뭄 극복을 위해 강릉종합운동장, 강남체육공원 내 운동 시설을 비롯해 강릉시체육회에 위탁해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과 테니스장 등 30여 개 공공 체육시설을 잠정 폐쇄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 7월 중순부터 공공 수영장 3곳의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사실상 모든 공공 체육시설을 셧다운 시킨 셈이다.
다만 일정상 연기 또는 취소가 어려운 대회 참가 훈련 등 전문 체육활동과 프로축구에 대해서는 시설 사용 사전협의를 거쳐 제한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경기 관람에 따른 화장실·세면대 등 부대시설 이용은 제한된다.
이처럼 강릉시는 일상적인 체육활동까지 중단시키는 강도 높은 제한조치를 하고 나선 것은 만약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져 시간제·격일제 급수가 이뤄지면 더 큰 혼란이 빚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시는 현재 ‘75% 제한급수’를 시행 중이다.
박상우 강릉시 체육시설사업소장은 “가뭄 장기화에 따른 심각한 용수 부족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하게 이 같은 조처를 하게 됐다”라며 “향후 가뭄 상황이 완화되면 단계적으로 공공 체육시설을 재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뭄 사태 이후 각종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강원관광재단은 오는 6일 강릉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경포 트레일런’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번 행사엔 1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지난 1일 개최 예정이던 ‘시 승격 70주년 강릉시민의 날 기념행사’가 무기한 연기된 데 이어 오는 9일 열릴 예정이었던 2025 강릉 커피배 전국시니어테니스대회도 전격 취소됐다.
공공 숙박시설도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강릉 오죽 한옥마을’은 5일부터 14일까지 임시 폐쇄하기로 했다.
강릉관광개발공사에서 운영하는 임해자연휴양림과 바다내음캠핑장의 숙박시설도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다.
강릉 중앙시장 일부 점포와 도심 몇몇 식당도 가뭄이 극복될 때까지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영업을 중단했다.
강릉 안목해변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최만집씨(64)는 “최근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주말에도 손님이 별로 없다”라며 “매출이 40%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가뭄이 장기화해 시간제·격일제 급수가 시행되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 같다”라고 하소연했다.
3일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전날보다 0.4%포인트 낮아진 13.4%를 기록 중이다.
강릉시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시간제·격일제 급수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