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IB, 내년 한국 경상수지 흑자 ↓ 전망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된 가운데 지난 7월31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들이 서있다. 권도현 기자
반도체·자동차 수출 호조에 지난 7월 경상수지 흑자가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치로 2년3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미국 관세 인상이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여파가 커져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은 내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5년 7월 국제수지(잠정)’ 통계를 보면, 7월 경상수지는 107억8000만달러(약 15조원) 흑자로 집계됐다. 흑자 규모는 6월보다(142억7000만달러)보다 줄었지만 7월 기준 사상 최대이며 27개월 연속 흑자다. 올해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601억5000만달러)도 지난해 같은 기간(492억1000만달러)보다 약 22% 많은 규모다.
항목별로는 7월 상품수지 흑자(102억7000만달러)가 전년 동월(85억2000만달러) 대비 약 18억달러 늘었다. 6월(131억6000만달러) 대비 감소했지만 같은 달로만 비교하면 역대 세 번째로 많다.
수출(597억8000만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었다. 그러나 6월(603억7천만달러)보다는 1.0%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30.6%)·승용차(6.3%)가 전년 동월 대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컴퓨터 주변기기(-17.0%)·의약품(-11.4%) 등은 줄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7.2%)·EU(8.7%)·미국(1.5%)에서 호조를 보인 반면 중국(-3.0%)·일본(-4.7%)에선 고전했다.
수입(495억1000만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 줄었다. 올해 6월보다는 4.9% 늘었다. 원유(-16.7%)·석유제품(-5.8%) 등 원자재 수입은 지난해 7월보다 4.7% 줄었고 반도체제조장비(27.7%)·정보통신기기(12.6%)·반도체(9.4%) 등 자본재 수입은 6.2%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21억4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7월(-23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줄었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9억달러)는 여름철 성수기에 외국인 국내 여행이 증가하며 적자 폭이 6월(-10억1000만달러)과 비교해 감소했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과 투자소득 등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29억5000만달러)는 직접·증권 투자 배당 수입이 줄어든 영향으로 6월(41억6000만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올해 들어 이전보다 큰 흑자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자동차, 자동차 부품, 철강 등 관세가 인상된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 8월부터 실질적으로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그 영향이 조금씩 더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내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관세 인상 여파로 수출 둔화가 조만간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IB 8곳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이 올해 평균 5.1%에서 내년 4.4%로 0.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