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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담배·커피…하나만 끊어도 고혈압엔 ‘약’

입력 2025.09.06 09:00

  • 김용희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

혈압은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여러 원인으로 인해 이 압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있는 상태를 고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은 혈압 상승 폭이 아주 큰 경우 두통, 뒷목이 뻐근한 느낌, 얼굴이 붉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어 위험한 질환이다.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없더라도 혈관 벽에는 꾸준히 강한 압력이 가해져 혈관들이 조금씩 망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고혈압은 나이가 듦에 따라 혈관 벽의 탄력이 약해지고 혈관이 딱딱해지면서 심장이 뛸 때 혈관이 잘 늘어나지 못해 발생한다.

그 외에 드물게 호르몬 문제, 콩팥 혈관의 협착 등의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이처럼 혈관 벽의 탄력 문제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해 고혈압이 발생하는 것을 2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파이프를 설계된 압력보다 높은 압력으로 10년, 20년 쓰다 보면 문제가 생기듯 혈관 벽에 높은 압력이 가해지는 상태가 오래되면 혈관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뇌로 가는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뇌경색·뇌출혈이 되고, 심장으로 가는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심근경색·협심증이 된다. 고혈압이 오래되면 만성 신장질환이 생길 수도 있고, 눈 뒤쪽 망막에 있는 아주 작은 미세혈관에 손상이 오면 시력 저하가 생기며 심할 경우 실명까지 할 수 있다. 그 외에 온몸의 혈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고혈압 치료의 목적은 혈압 자체를 낮추는 게 아니라,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고혈압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 개선으로는 체중 관리, 저염식, 스트레스 관리, 커피 끊기, 금연, 금주가 있다. 여러 연구를 살펴보면 체중 1㎏이 빠지면 혈압이 1㎜Hg 정도 감소한다. 저염식의 경우 혈압이 대략 5㎜Hg 정도 감소하고, 명상·스트레칭·심호흡 등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해도 5㎜Hg 정도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 커피를 끊으면 1잔당 1㎜Hg, 금연·금주 시에도 각각 혈압이 5㎜Hg 정도 감소한다.

약물치료로는 혈압약을 복용하는데, 대부분의 환자는 알약 한 알로 혈압 조절이 된다. 다만 고혈압 환자의 10% 정도는 저항성 고혈압으로, 혈압약을 아주 많이 복용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아주 일부의 환자는 교감신경 전기소작술 등 시술이나 수술을 요한다. 고혈압 환자의 5~10%는 호르몬 문제나 콩팥 혈관 문제로 인한 2차성 고혈압이다. 20~30대 젊은 나이에 비만한 체형도 아닌데 고혈압으로 처음 진단됐거나 혈압약을 4~5알씩 먹는데도 혈압 조절이 안 된다면 내과 전문의와 2차성 고혈압에 대해 상담해 보는 게 좋다.

고혈압은 체중관리, 금연, 금주, 저염식, 커피 끊기, 스트레스 관리 중 한두 가지만 해도 아침에 복용하는 혈압약 개수가 줄어들 수 있고, 혈압약을 약하게 복용하던 분들은 약을 끊기도 한다. 그만큼 고혈압 치료는 약물치료로만 되는 게 아니고 생활습관 개선이 항상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김용희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

김용희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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