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로고. 한수빈 기자
다른 학과와 협진 없이 항암제를 처방했더라도 객관적으로 중대한 오류가 없다면 병원의 진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A 학교법인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비용 삭감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A 법인이 운영하는 병원은 2021~2022년 환자 B씨에게 간세포암을 진단하고 ‘렌비마 캡슐’이라는 항암제를 투여했다. B씨는 2021년 11월 초음파 유도 조직검사에서 간세포암종 4기 진단을 받았고, CT 검사에선 림프절 전이 소견도 받았다. 병원은 B씨의 암이 전이돼 국소치료나 수술이 어렵다고 보고 항암제 투약을 결정했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 327만원·의료급여비용 386만원을 청구했다.
요양급여비용 등을 심사하는 심평원은 B씨의 암이 전이됐다거나 국소치료가 불가능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병원이 청구한 요양급여비용을 삭감 처분했다. 또 간암 항앙요법 인정기준에 다학제적 진료나 협진 여부가 포함돼있는데, 병원이 검사 결과만 보고 약물치료를 결정해 해당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A 법인은 심평원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 법인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렌비마 캡슐을 투여한 뒤 B씨의 림프절 크기가 줄어든 점과 최근 검진 결과 등을 종합해보면 B씨의 암이 전이됐다고 본 병원의 진단에 큰 오류가 없었다고 봤다.
이어 심평원이 언급한 다학제 진료에 대해서도 “환자마다 일괄적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우니 다학제 진료·협진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범위를 넓히자는 취지”라며 “수술 또는 국소치료 가능 여부를 판단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의학적 전문 지식을 갖춘 기관이 필요한 검사를 모두 거쳐 신중하게 진단을 내렸다면 객관적으로 중대한 오류나 잘못이 드러나지 않은 이상 이를 가급적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