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해병 특검팀의 정민영 특별검사보가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에게 오는 11일까지 출석해 조사 받을 것을 통보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목사에게 8일 오전까지 출석해 조사 받을 것을 요구했지만 김 목사는 이에 불응했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김 목사가 이날 오전으로 예정됐던 참고인 조사에 불응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김 목사는 특검 측에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조사 일정에 불참했다”며 “김 목사는 특검 수사팀의 연락을 받지도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목사에 대해서는 오는 11일 오전 9시30분까지 특검에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다시 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2023년 7~8월 채 상병 순직사건이 발생할 무렵 임 전 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 측에 연락을 한 의혹을 받는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 부부가 김 목사 측에 구명을 위한 접촉을 했다고 의심한다. 김 목사는 현재 참고인 신분이다.
특검팀은 김 목사가 계속 불출석 입장을 고수할 경우 향후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 목사가 참고인 신분인 만큼 출석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 정 특검보는 “2023년 당시 상황과 관련해 여러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라, 김 목사가 출석을 해서 오해가 있다면 풀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극동방송 경영진의 휴대전화 내역이 2023년 7월부터 1년치가 삭제된 정황도 파악했다. 정 특검보는 “해당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을 진행한 결과 특정 기간 동안 통화를 비롯해 저장돼 있을 것으로 보이는 내용들이 삭제된 정황을 확인했다”며 “우선 김 목사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상황이라 출석 요구를 하고, 진행상황에 따라 다른 관계자들도 조사를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으로 정치권 및 개신교계 주요 인사들의 개입 가능성을 수사해왔다. 수사 선상에는 김 목사를 비롯해 해병대 1사단 군종실장을 지낸 백모 목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고석 변호사(전 군사법원장) 등이 올라있다. 이들은 현재 참고인 신분이다.
특검은 주요 사건 관계자들을 피의자로 입건할 것인지, 이들의 구명 청탁 행위를 범죄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 특검보는 “구명로비 의혹의 실체가 밝혀졌다고 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그 자체로 입건을 할 만한 범죄가 아닐 수 있다”며 “지금은 별도로 입건할 문제라고 단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