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로고. 한수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공공도서관이 아동·청소년의 성교육·성평등 도서 열람·대출을 막는 것은 “알 권리 침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8일 “충청남도의 공공도서관들이 청소년유해간행물로 지정되지 않은 성교육·성평등 도서를 따로 두거나 빌리지 못하게 막는 일이 없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할 것을 지난달 18일 충남도지사 등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충남도에 거주하는 시민 300여명은 충남도의 공공도서관들이 민원을 이유로 아동·청소년들이 보호자 동의 없이는 성교육·성평등 도서를 읽거나 빌리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일부 종교단체와 학부모단체가 ‘조기 성애화’, ‘성소수자 옹호’ 등을 이유로 공공도서관에 성교육·성평등 도서를 폐기하거나 회수할 것을 지속해 요구했고 일부 도서관은 이 도서들을 별도 공간에 두고 보호자가 동의할 때만 아동·청소년들에게 열람과 대출을 허용했다. 간행물윤리위원회가 2023년 1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민원이 들어온 148종의 도서를 심의한 결과 이 도서들은 모두 청소년보호법 등에 따른 청소년유해간행물이 아니었다.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민원인들은 이 도서의 일부 문구나 단어만 부각해 폐기를 요구했지만 이는 책의 맥락을 왜곡한 것”이라며 “유해 도서로 검증되지 않은 책을 읽지 못하게 제한하는 것은 아동의 알 권리 침해”라고 밝혔다.
또한 “19개 도서관에 질문한 결과 9개 도서관이 민원을 우려해 성 관련 도서의 구매를 자제하거나 구매할 때 심적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며 “이를 ‘각 도서관이 알아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방임하는 것은 공공도서관이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압력에 굴복해 도서관의 중립과 자율성이 훼손되는 상황을 용인한 것”이라고 봤다.
인권위는 충남도지사와 교육감 등에 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정하고 감독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