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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발길도 닿지 않았건만···청정 지역의 곤충 실종, 범인은 역시 사람이었다

입력 2025.09.08 13:27

수정 2025.09.0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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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콜로라도주 고지대 초원 조사

기후변화로 곤충 72% 급감

전 지구적 현상일 가능성 우려

미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이 급격한 곤충 개체 수 감소 추이를 확인한 콜로라도주 해발 3200m 고지대 초원.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 제공

미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이 급격한 곤충 개체 수 감소 추이를 확인한 콜로라도주 해발 3200m 고지대 초원.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 제공

인간 문명 개입 없이 청정 자연이 유지되는 미국의 한 고지대 초원에서 단 20년 새 곤충의 약 70%가 사라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인은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었다. 땅을 파고 식물을 뽑아내는 직접적인 환경 파괴 없이도 온난화 때문에 생태계의 중요한 축인 곤충이 절멸에 가깝게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어서 지구의 미래를 향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 캠퍼스 연구진은 2004년부터 2024년까지 콜로라도주 한 자연 지역에 서식하는 곤충 개체 수가 급감했다는 연구 결과를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해당 내용을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에콜로지’에 실렸다.

연구진이 탐구 대상으로 삼은 곳은 콜로라도주 고지대 초원이다. 인간의 개발 행위 없이 청정 자연이 유지되는 곳이다. 연구진은 해발 3200m에 위치한 이 고지대 초원 가운데 15만㎡(축구장 약 21개) 면적에서 매년 특수 포집 장치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곤충을 채집했다.

분석 결과, 이곳에서 곤충은 20년 새 72.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에 곤충이 집단으로 사라질 만한 특별한 자연재해는 없었다. 그런데도 개체 수 급감이 확인된 것이다.

‘곤충 실종 사건’의 원인은 기후변화였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다양한 기상 요인을 검토한 결과, 여름 기온이 올라가면 곤충 개체 수가 이듬해 줄어드는 상황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해당 지역의 여름철(6~8월)에 관찰되는 일일 평균 최저 기온이 10년마다 0.8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기온이 곤충 서식을 어렵게 한 것이다.

곤충 개체 감소는 심각한 일이다. 곤충은 육상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꽃을 넘나들며 날아다니기 때문에 식물 수분에 필요한 존재다. 또 새와 같은 동물의 먹잇감이 된다. 곤충 급감은 결국 생태계 파괴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이 연구는 인간 손길이 미치지 않은 자연에서 곤충 개체 수를 정량적으로 파악한 최초 사례다. 개발을 위해 나무를 다수 베어내거나 건물을 짓는 식의 직접적인 환경 파괴를 하지 않아도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 때문에 곤충이 크게 줄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콜로라도뿐만 아니라 세계 다른 자연 지역에서도 유사한 일이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곤충 감소가 광범위한 지역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다면 향후 고지대 초원의 생물 다양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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