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에서 세번째)와 가진 오찬 회동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0분간 오찬회동을 하고 국정·정치 현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오찬 후 30분간 비공개 단독회동도 가졌다. 여야는 회동에서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여야가 단절된 대화와 경색된 정국을 풀어갈 소통의 틀을 만든 건 의미 있다. 나라 안팎의 경제·안보 위기 속에서 정치를 복원하고 실질적 협치로 나아가는 전기로 삼길 바란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첫 만남에서 소통의 물꼬를 튼 것은 정치적 간극과 불신에도 불구하고 대화 필요성엔 공감한 때문이다. 모두발언에서 정 대표는 12·3 비상계엄 세력에 대한 철저한 무관용 단죄를, 장 대표는 내란 특검 연장안·내란특별재판부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며 입장차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이날 회동 같은 소통의 장이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같았다. 더 이상 정치가 작동하지 못하면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여야 모두 신뢰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박수현 민주당,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회동 결과를 발표한 것부터 국민들에게 정치 복원의 희망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단독회동도 ‘정치 복원’ 이야기가 주를 이뤘고, 장 대표는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상향 조정, 사법·검찰 개혁 속도조절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야당을 통한 국민 목소리를 최대한 많이 듣고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치 복원을 위해 바람직하고도 필요한 대화였다고 평가한다.
여야가 대화 토대를 마련했기에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협치를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협치는 자신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상대에게 먼저 행동을 요구하는 소통이어선 기껏 협치 틀을 만들고도 ‘입장차-충돌-대화 단절’로 이어진 기존 정치 파행의 도돌이표를 면치 못할 수 있다.
국민의 관점에서 보면, 여야 모두 무엇을 우선 해야 할지 자명하다. 국민의힘은 내란 비호·부정선거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극우 세력과 절연하고 당을 환골탈태해야 한다. 혹여 당내 인사들 중에도 연루 의혹이 있다면 진상을 규명해 청산하고 사과해야 한다. 여당도 ‘내란 청산’을 앞세워 야당을 궁지로만 몰 게 아니라, 민생·개혁 논의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양보·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단단한 개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여야 모두 경쟁할 땐 하더라도 급박한 외교·안보·경제 현안에는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새 관행을 만들어 국민을 안심시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