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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와 버즘나무

입력 2025.09.08 21:00

로마는 역사의 도시, 파리는 예술의 도시라면 빈은 음악의 도시다. 베토벤·슈베르트·슈트라우스·하이든 등 수많은 세계적 음악가의 활동 무대가 빈이었다. 모차르트도 그중 한 명이다.

잘츠부르크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모차르트는 5세부터 작곡을 하고 6세에 쇤브룬 궁전에서 피아노 연주를 뽐내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에게 총애받던 음악 신동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가족과 함께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바흐 등 저명한 음악가를 만나 영감을 얻었다. 20대 중반에 빈에 정착한 모차르트는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그중 빈대학의 식물학 교수이자 쇤브룬 궁전의 정원을 관리했던 야퀸의 가족은 그의 음악 여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야퀸은 오스트리아 식물학 발전에 크나큰 업적을 남겼고, 나중에는 빈대학의 총장을 역임했다.

빈대학 식물원 원장이기도 했던 야퀸의 집은 많은 예술인이 모이는 문화 중심지였고, 거기서 매주 가정 음악회도 열렸다. 야퀸의 아들 고트프리트와 딸 프란치스카는 모차르트에게 피아노를 배우던 학생이자 친구였다. 모차르트는 특히 고트프리트와 오랫동안 가깝게 지냈다. 모차르트는 많은 작품을 야퀸의 가족에게 헌사했는데, 대표적 작품이 ‘케겔슈타트 트리오’다.

야퀸의 집 위치는 빈의 벨베데레 궁전과 빈대학 식물원 근처 대로변이었다. 모차르트가 수시로 방문하던 야퀸의 집 근처에는 일명 ‘모차르트 버즘나무(Mozart Platane)’라고 불리는 커다란 버즘나무가 지금도 자라고 있다. 그는 야퀸의 집을 찾을 때마다 이 나무 앞을 지나갔다. 야퀸이 심었다고 하여 정식 명칭은 ‘야퀸의 버즘나무’라고 불리며 1936년부터 빈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길가에 서 있던 버즘나무를 마주하며 모차르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당시 신혼이었던 그는 넓은 잎을 펼치며 씩씩하게 자라는 버즘나무를 보며 막 피어나는 삶에 대한 의욕이 넘쳤을 것이다. 모차르트가 야퀸의 가족을 방문했던 시기는 황제의 후원으로 비교적 안정된 시기였으나, 그 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말년을 보냈다.

빈의 남동쪽에 있는 중앙공동묘지에는 베토벤과 슈베르트 묘소 근처에 모차르트의 기념비가 서 있다. 유해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어 기념비만 세웠다고 한다. 화려했던 어린 시절과 달리 빈곤과 질병으로 마지막을 보냈던 모차르트. 벨베데레 궁전 옆 ‘모차르트 버즘나무’는 떠도는 그의 영혼을 달래주는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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