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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미래를 전망한다는 것

입력 2025.09.08 21:00

수정 2025.09.0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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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안다는 것은 인간에게 무슨 의미일까? 이는 삶에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고, 분명 더 많은 행복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인간은 미래를 알기를 소원하며 미래를 전망하곤 한다. 그래서 점집은 성업 중이며, 알고 보니 권력자도 주술에 기대고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는 약한 존재이다.

사회적 차원의 전망은 조금 다르다. 특히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빠른 만큼 인구, 고용, 성장, 기술 변화, 노인빈곤율 전망을 중요하게 다룬다. 지난주에도 기획재정부가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같은 사회보장 재정 전망을 포함하는 국가재정 장기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사회 전망은 각자가 점집을 찾아가는 것보다는 나아야 할 것이므로 과학적 방법을 사용한다. 전문적 역량을 투여하며 추정 모형을 정밀하게 만들려 노력한다. 하지만 이렇게 나온 수치는 인구, 성장, 고용 등에 적용한 가정이 수십년 동안 예상 시나리오대로 실현된다는 전제하에 나온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예측이 아니라 추정이라고 말한다. 다른 어느 때보다 불규칙성을 보이며 엄습해오는 기후위기와 전염병, 기술혁신 등은 제대로 반영할 수가 없다. 즉, 이런 전망치는 발표된 숫자 그대로를 예언하는 그런 것이 아니며, 오차 발생은 불가피하다. 이런 사회 전망의 유용성은 다른 곳에 있다. 사회 전망도 미래는 미지의 것이라는 본질을 넘어설 수 없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특히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장 재정 전망을 확정적인 것처럼 말하곤 한다. 그 가장 큰 폐해는 고령화로 인해 사회보장의 파국이 예정된 것처럼 공포를 퍼뜨리는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보장의 역할을 강화하자는 주장을 위축시킨다. 국민연금, 건강보험과 같은 사회보장 재정은 인구뿐만 아니라 제도 내용에 따라 지출이 크게 달라진다. 예컨대 건강보험 지출은 병원 개수나 종류, 제약회사들과의 약값 결정 구조 등에도 영향을 받는다. 국민연금 재정 역시 정년과 같은 고령의 기준, 소득 상한 등 제도 내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인구, 고용, 성장 등에 대한 수십년짜리 시나리오도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도 열린 미래보다는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을 시한폭탄처럼 묘사하는 것, 이전에 재정부처와 언론이 많이 한 일이다.

더욱이 이런 재정 추계 프레임은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국민연금에 대한 지출을 비용으로만 인식하게 한다. 이 틀에서 사회보장 지출은 적을수록 좋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적정한 사회보장 지출은 사람들의 건강 수준과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 나아가 노인을 비롯해 보통 사람들이 사회보장을 통해 소득을 보완하고 적정하게 소비하지 않으면 총량적으로 경제성장 역시 순조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사회보장을 통해 증진되는 건강, 적정 소비 등과 같은 순환적 요소는 추계에 잘 반영되지 않는다. 특히 수십년 동안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화된 만큼, 적정 보장과 적정 지출에 대한 개념이 확고하게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

가장 나쁜 것은 편향이다. 며칠 전 국회 장관 질의에서, 올 초 정치권의 연금개혁 협상 당시 발간을 앞둔 국책연구원 보고서가 미공개 처분을 당한 일이 밝혀졌다. 노인빈곤율 전망치가 다른 기관보다 비관적이어서였다고 한다. 매우 비합리적인 이유다. 미래 전망에 대해 편향된 정보만 유통시킨다면 정책 사고와 결정 역시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의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개인의 취약함을 넘어 함께 용기를 내고 더 단단하게 준비하기 위해서다. 불안을 자극해 이번 생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넓게 연대해 사회 전환을 감행하고 공정하게 비용을 감당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기후정의 실현, 노동시간 단축, 정년 연장, 증세 등이 그 예다. 예언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열려 있는 미래를 계속 만들어가는 일만이 필연이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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