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이 지난달 8일 서울 서초구 채 상병 특검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으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이 ‘VIP 격노 회의’ 당일 군 수사조직을 축소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9일 채상병 특검 등에 따르면, 임 전 비서관은 최근 특검 조사 과정에서 이 같이 진술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이 지시를 처음 내린 시기를 2023년 7월31일로 보고 있다. 이날은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결과를 보고 받은 직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비롯한 ‘해병대 상급자’의 처벌 문제를 거론하며 격노한 이른바 ‘VIP 격노 회의’ 당일이다.
특검은 임 전 비서관의 진술 등을 종합해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결과에 격노하고서 ‘보복성’으로 군 수사조직의 축소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본다. 특검이 확보한 2023년 8월 국방부가 작성한 6쪽 분량의 ‘군 수사조직 개편 계획’ 문건에는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육·해·공군 및 해병대 군 수사단 등 군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인력을 50% 가량 감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병대 수사단은 감축 규모가 61%로 가장 컸다.
특검은 이 군 수사조직 개편 문건이 어떻게 작성됐는지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특검은 이 문건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논의했고, 이후 국방부에서 이 문건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