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의혹’ 당사자인 김상민 전 검사가 9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9일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김 전 검사는 지난해 총선에서 김 여사를 통해 국민의힘 공천을 받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전 검사는 이날 오전 9시49분쯤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있는 특검 사무실로 출석했다. 그는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저도 수사를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지만 수사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확증편향의 오류”라며 “지금 특검 수사를 통해 누설되고 있는 많은 수사 관련 정보가 많은 오해와 억측에 기반하고 있는 거 같다. 그 부분에 대해 상세히 소명하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날 김 전 검사가 경남 창원 의창구에 출마한 경위를 캐물었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현직 부장검사 신분으로 창원 시민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문자를 보내고 총선에 출마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는 김 여사가 총선을 앞두고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김상민이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며 “그러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김 전 검사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최종 탈락했고 넉 달 뒤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김 전 검사는 이날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사용하지 않고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김 여사도 앞선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은 “일반인인 명씨에게 지원을 요청했다면 김 여사에게 공천권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은 김 전 검사에게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구매한 경위도 따져 물었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1월 이 그림을 약 1억4000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지난 7월 김 여사 오빠인 김모씨의 장모 집에서 이 그림을 발견했는데, 김 전 검사가 공천을 청탁하면서 그림을 건넸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김씨에게 그림값을 받고 대리 구매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화백의 그림이 진품인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특검은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품감정센터에 감정을 의뢰했는데 협회는 ‘위작’, 센터는 ‘진품’이라고 감정했다고 한다. 특검이 그림을 뇌물로 판단한다면 진품 여부에 따라 뇌물 액수가 달라지는 터라 재판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특검이 확증편향에 빠져 있다는 김 전 검사의 주장에 “피의자의 자기방어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