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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되묻는 어르신 늘어가지만··· 청력 저하 대책은 제자리

입력 2025.09.09 17:30

대한이과학회가 9일 개최한 제59회 귀의 날 맞이 대국민 귀 건강 포럼에서 종합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대한이과학회가 9일 개최한 제59회 귀의 날 맞이 대국민 귀 건강 포럼에서 종합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고령화 시대 난청 인구가 늘면서 사회적 비용 또한 증가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대한이과학회는 9일 ‘귀의 날’을 맞아 ‘대국민 귀 건강 포럼’을 열고 고령화로 청력 저하를 경험하는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등도 이상 청각장애를 받은 경우에만 보청기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하고, 고도 난청 환자의 수술 치료에 적용되는 수가도 낮아 치료에 어려움이 큰 현실을 지적했다. 올해로 59회째를 맞는 귀의 날은 귀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1962년 처음 제정됐다.

학회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 중 약 40%는 노인성 난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노년기에 나타나는 청력 저하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의사소통 단절과 사회적 고립, 우울증,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 증가로 이어져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경도 난청은 환자가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고 보청기 착용을 지원하는 대책도 없어 간과하기 쉽지만 장기적으로 사회 전반의 보건 비용을 상승시킬 위험이 있다.

이날 포럼에서 박무균 서울대병원 교수는 “경도 난청일 때도 소음 환경에서의 청취 능력은 현저히 떨어지고 말소리를 이해하기 위해 과도한 집중력이 소모되어 학습 및 업무 효율이 저하될 수 있다”며 “난청 기간이 길수록 뇌의 청각피질 가소성은 줄어들고 청각 재활의 효과도 떨어지므로 난청이 경미하더라도 보청기를 조기에 착용하는 것이 뇌 기능 보호와 치매 예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난청이 특히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수술을 포함한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문일준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난청은 치매 위험 요인의 약 8%를 차지하지만 조기에 교정할 경우 치매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노인성 난청을 조기에 진단하고 보청기나 인공와우와 같은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보청기를 통해 청각을 보조할 수 있는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인공지능 기술과도 결합하면서 소리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사방에서 들어오는 다양한 소리 중 특정 방향의 음성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배경 소음은 줄여 대화에 더 쉽게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음량·음질 등을 간단히 조절하고 활동량 추적, 낙상 방지 등의 기능까지 제공하는 제품도 나왔다.

이현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귀 안에 소형 마이크를 넣어 실제 들리는 소리를 측정하고 주파수별 최적의 증폭 값을 자동 조정하는 방식으로 정밀하고 만족도 높은 청취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며 “보청기와 청각 보조 기술은 단순히 소리를 키워주는 단계를 넘어 사용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 관리의 한 축으로 포함되는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기술의 발전에도 인공와우 수술과 유양동삭개술 등 고난도 수술에 대한 수가가 해외에 비해 낮게 책정돼 있고 전임의 지원도 급감하고 있어 의료현장에선 제도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료진이 난청 문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동희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교수는 “청각장애인 등록 제도, 보청기 급여 지원, 영유아 보청기 지원사업 등 국가 제도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의사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이를 위해 난청관리법을 제정해 한국 고유의 난청 관리 제도를 마련하고 환자가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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