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미래 먹거리와 ‘살거리’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미래 먹거리와 ‘살거리’

입력 2025.09.09 20:53

수정 2025.09.09 20:55

펼치기/접기
[김월회의 아로새김]미래 먹거리와 ‘살거리’

지난달 정부는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올해보다 대폭 증액한 35조3000억원으로 편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예산은 오롯이 과학기술계 몫인데, 대폭 증액한 근거는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등 미래 먹거리 방면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나라와 국민의 미래 먹거리를 챙김은 국가가 꼭 해야 하는 중요한 책무이기에 R&D 예산 증액은 무척 반길 일이다. 그런데 국가는 미래 먹거리만 챙기면 되는 존재가 아니다. 사람은 먹기만 하면 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살거리’ 또한 국가가 응당 챙겨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인문사회계의 R&D 예산이 대폭은 고사하고 다소라도 늘어난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국가의 핵심 의무를 저버린 행태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맹자는 백성에게 항상 일정한 수입을 보장해줌으로써 먹는 문제를 해결해줘야 비로소 백성이 예의를 닦게 된다고 했다. 관중이라는 명재상은 “창고가 곡식으로 가득 차야 예의를 알게 되고, 의식이 풍족해야 명예와 치욕을 따지게 된다”고 했다. 맹자와 관중은 정치적·사상적 지향이 정반대인 유가와 법가에 각각 속하는 인물이지만, 정치의 기본을 먹는 문제의 해결에 두었다는 점에서는 이처럼 공통적이다.

먹는 문제의 해결을 정치의 궁극적 목표로 보지 않았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정치적 지향은 정반대였지만 둘 다 먹는 문제의 해결을 도덕 실현을 위한 전제로 제시했다. 곧 그들에게 먹거리 확보는 국가가 마땅히 도모해야 하는 윤리적 실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었을 뿐, 그 자체가 궁극적 목표는 아니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는, 지당한 이치를 맹자와 관중은 그런 식으로 표현했다.

이처럼 국가는 미래 먹거리만 확보하면 정당화되는 존재가 아니다. 미래 ‘살거리’도 확보해야 비로소 정당화되는 존재이다. 먹거리 확보는 국민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전제일 뿐 최종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처참한 수준의 인문사회계 R&D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인문사회 학술의 본령이 인간다운 삶이라는 ‘살거리’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먹고사니즘이 먹는 문제만 해결되면 살 수 있다는 저급한 인식의 소산이어서는 부끄럽지 않겠는가?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