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비자 사정 다 달라…현지 법 집행 기관과 협상 이어가”
워싱턴 도착한 조현, 루비오 만나…출입국 인사들과 면담도 추진
현지 구금시설 향하는 조기중 총영사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가 8일(현지시간) 미국 이민당국에 체포된 한국인 노동자들이 수감돼 있는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 구금시설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9일 미국 이민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300여명을 자진 출국 방식으로 귀국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안보부 장관이 ‘추방’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한국인 중 일부의 자진 출국 요건을 둘러싼 논란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는 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된 우리 국민 전원을 자진 출국 형태로 가장 이른 시일 내 귀국시키기 위한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8일(현지시간)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한 질문에 “그들은 추방될 것이다”라며 “소수는 단지 최종 퇴거명령 시한을 넘겨 여기(미국)에 있는 것 이상의 범죄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놈 장관이 사용한 ‘추방’이 이민법상 강제 추방을 뜻하는 것인지, 송환을 단순히 추방으로 통칭해 표현한 것인지 불분명하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미국 이민당국이 구금된 한국인 가운데 일부는 자진 출국을 승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 실장은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대부분 자진 입국(출국) 형식으로 협상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그 안에 한분 한분 비자 등 사정이 있다”며 “급하다고 되는 분들만 모셔올 수는 없기 때문에 저희가 인내를 가지고 최대한 자진 입국 형식으로 올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법 집행 기관에서 하나하나 따지고 그쪽 입장에서 할 말이 있는 사안들이 있다”며 “국토안보부 장관 발언도 저희가 듣고 있고, 일부 법 집행 기관에서는 그런 형식(추방)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어서 마지막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 추방은 자진 출국과 달리 기록에 남고, 경우에 따라 재입국 금지 기간이 길다. 향후 비자 등 발급 심사 때도 불리하다.
김 실장은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국민이 느낀 공분 그대로 미국에 전달했다”며 “외교적으로 가장 강한 톤으로 우려와 유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업부 장관은 외교적 용어가 아닌 ‘강력한 항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마코 루비오 | 조현
이날 미국에 도착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등을 만나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조 장관은 국토안보부 등 출입국 관련 행정부 인사들과 면담하는 방안도 조율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인들을 태울 전세기를 10일에 띄울 예정이다. 김 실장은 한국인들이 구금된 조지아주 포크스턴 쪽 비행장에는 대형 전세기가 내릴 수 없다며 “(전세기가 착륙할) 애틀랜타 공항으로 국민이 이동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버스로 이동할 때도 법 집행 기관이 고집하는 방식이 있다. 다시 손에 뭘 어떻게 구금하고”라며 “저희는 절대 그런 방식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까지 하나하나 마지막 행정절차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기에는 한국인들과 함께 체포된 일본인 및 중국인도 탑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이민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한 475명 가운데 일본인 3명과 중국인 8~9명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