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10일 서울 서초구 채상병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연루 의혹을 받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10일 채상병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신 전 차관은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결과에 대한 ‘혐의자 축소 지시 및 수사기록 회수’ 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특검은 신 전 차관을 조사한 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조사할 계획이다.
신 전 차관은 이날 오전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출석했다. 신 전 차관은 ‘이 전 장관에게 채 상병 사건의 혐의자를 빼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먼저 고인과 유가족께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저는 우리나라나 군을 위해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아는 사실을 다 이야기할 것이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신 전 차관은 ‘대통령실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기록 회수 과정에 개입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묻는 말에는 “나중에 다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만 말했다.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처벌 지시가 대통령실로부터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신 전 차관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됐다. 2023년 7월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사건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자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비롯해 해병대 고위직 관계자들을 특정하자 이를 축소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신 전 차관은 2023년 7월31일 이 전 장관이 우즈베키스탄 출장으로 자리를 비울 무렵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소통하며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기록 회수를 비롯해 채 상병 순직사건 후속조치에 관여한 의혹도 받는다.
신 전 차관은 지난해 6월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연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2023년 8월2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통화가 ‘기록 회수’와 관련이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당시 신 전 차관은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당시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 상병 사망사건 변사사건 기록을 회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이 전 장관과 신 전 차관,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군사비서관과 수차례 통화했다.
특검은 신 전 차관을 상대로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사유를 추궁할 전망이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채 상병 순직사건에 대한 혐의자 축소 및 기록회수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박 대령 항명 수사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실로부터 연락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도 캐물을 전망이다. 특검은 신 전 차관이 수사외압 의혹 전반에 관여돼 있는 점을 고려해 오는 11일에도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은 신 전 차관을 조사한 뒤 이 전 장관 조사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지난 9일 정례브리핑에서 “신 전 차관에 대한 조사는 두 차례 이상 더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며 “이 전 장관에 대한 조사는 현재로서는 조율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