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마포 프론트원빌딩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정부가 11일로 출범 100일을 맞는다. 지난 100일은 12·3 내란으로 무너진 국가를 정상으로 되돌려야 할 중요한 시간이었다. 정상외교 공백을 해소해 국익을 지키고, 헌정질서·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제도개혁을 시작하고, 바닥을 드러낸 민생과 국가 성장동력을 다시 설계해 내란으로 지친 시민들이 온전히 일상으로 복귀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 기준에서 100일을 돌아보면, 국가 정상화의 길을 열었으되 풀어야 할 과제 또한 만만치 않다는 걸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의 독단·독선·불통은 내란 도발이라는 파국적 결말로 이어졌다. 그 헌법적 위기 속에서 먼저 작동할 건 대통령의 정치와 리더십이었다. 이 대통령은 국민·언론과 활발하게 소통해 윤석열과 대비됐다. 특검 대치 속에서 야당 지도부와도 두 차례 만나 대화·협치의 싹을 틔웠다. 산업재해 등 생명·안전 의제를 국정 최우선 순위로 끌어올린 것이나, 지방시대 청사진에 힘을 실은 것, 노란봉투법·상법 등 개혁 입법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임기 초 최대 고비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도 ‘미래형 경제·안보 동맹’의 첫발을 무난하게 뗐다.
문제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인사검증 실패다. 대통령직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의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장관 후보자들과 대통령실 핵심 참모가 도덕성 문제로 낙마한 건 국민에게 실망감을 줬다. 이 대통령이 지난 9일 대통령실에 인사수석을 신설하고 조성주 한국법령정보원장을 내정한 것도 국정의 큰 축인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안전망 확충과 복지 확대를 말하는 이재명 정부가 증세에는 소극적인 것도 이율배반적이다.
취임 100일을 맞은 이 대통령 앞에는 난제가 쌓여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후속 관세 협상, 보수 색채가 한층 짙어질 일본 새 내각과의 관계 설정, 북한과의 대화 복구, 미·중 경쟁 구도에서 국익을 지키는 것 모두 녹록지 않은 일이다. 대내적으로는 검찰·사법·언론의 3대 개혁을 정밀 설계하고, 헌법을 고쳐 정치 효능과 국민 기본권을 신장시키고, 기후위기를 극복할 탄소중립 로드맵과 재생에너지 전환도 속도를 내야 한다. 경제·민생을 살펴 시민들이 삶의 질 개선을 실감하게 해야 하고, 미래와 세상을 선도할 교육과 성장동력도 키워야 한다. 지난 100일이 국가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웠다면, 이제 국정은 가시적 성과를 일구어내야 한다. ‘모두의 대통령’과 ‘국민주권정부’가 되겠다는 초심대로, 국무회의를 생중계하는 낮고 절박한 자세로, 사람 존중과 국민 통합과 국가 성장이 선순환하는 정부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