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 가액 1억 넘으면 특가법 적용
가품이면 수수액 적다고 다툴 여지
김건희 여사에게 그림을 건네고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검사가 “논란이 되고 있는 그림은 김 여사 오빠의 요청으로 중개했을 뿐”이라며 “(그림이) 위작이라는 게 밝혀져서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김 전 검사는 지난 9일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석해 13시간 동안 조사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특검에서 궁금해하는 부분을 상세히 소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만약 위작이면 그림을 중개한 업체들이 도산해야 할 상황이라고 할 정도로 내가 강력하게 업체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중개했는데, 위작으로 밝혀져서 상당히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특검은 앞서 김 여사 오빠 김모씨의 장모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 발견한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김 전 검사가 구매했다고 확인했다.
김 여사 측이 이 그림을 받은 대가로 김 전 검사의 지난해 4월 총선 공천 시도에 개입하고 이후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취업에도 도움을 준 것 아닌지 의심한다.
특검은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품감정센터에 이 그림의 감정을 의뢰했는데 협회는 진품, 센터는 가품이라고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그림이 가품이라면 김 여사의 혐의가 상대적으로 가벼워진다. 김 전 검사는 1억4000만원을 내고 이 그림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품 가액이 1억원을 넘기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10년 이상 징역 또는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는데, 가품이라면 실제 수수액이 이보다 적다고 다퉈볼 수 있다.
김 여사는 특검 조사에 “이 화백 그림은 위조품이 많아 나라면 안 샀을 것”이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김 전 검사는 그림을 김씨를 대신해 구매했다고 주장하면서 “업체 측에서 구매자가 신분이 보장된 경우에 한해서 판다고 했고, 김씨 측에서 김건희나 김씨 일가가 그림을 산다는 정보가 새어 나가면 가격이 2~3배 뛸 수 있어 신분을 숨기고 사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 같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김씨에게 11일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