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다 됐지만 아직 교육부 장관 자리는 공석이다. 국가 백년지대계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향후 입시와 교육 정책 향방이 달라지기 때문에 교육부 장관 인사에 모두의 관심도 크다. 지난 2일 진행된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유심히 지켜봤다.
인사청문회를 다 봐도 그가 교육부 장관을 잘 해낼지에 관해서는 여전히 확신이 생기진 않았다. 청문회 이전부터 언론은 이미 최 후보자에게 ‘역대 최악의 후보’ ‘민심 낙제점’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세종시에서 세 번이나 교육감을 역임했으니 지역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라는 점은 반박의 여지가 없지만, 도덕성·중립성·공정성 모두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이는 곧 청문회 핵심 쟁점이 됐다. 최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과거 발언과 행동을 두고 줄곧 반성의 말을 했지만 인사청문회 끝내 법규 위반과 정치적 편향성 논란은 쉽게 덮이지 않았다.
교육 행정가로서 최 후보자의 공적은 무시하기 어렵다. 현장 교사에서 출발해 전교조 활동, 교육단체 활동, 세종시교육감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쌓으며 교육 전 과정을 직접 겪었다. 특히 11년간 세종시교육감으로 재직하며 신도시 교육 기반을 다졌다. ‘세종형 교육자치 모델’로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는 교육 생태계를 구축했고,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가장 먼저 준비한 것도 세종시였다. 또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학생을 위한 교육복지 확대, 기초학력 보장 책임제 등을 추진하며 학습 격차 해소와 교육 기회 균등을 꾀하는 교육 정책을 폈다. 사회통합과 평화교육 활동에도 참여하면서 사회적 연대를 도모한 점도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그가 2003년 혈중알코올농도 0.187% 만취 상태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것은 교육자에 합당한 면모는 아니었다. 당시 면허가 취소되고 벌금형까지 받았다. 만약 현직 교사였다면 해임까지 가능한 사안이었다. 세종시교육감 재직 중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관용차량 불법 주정차로 10차례 과태료를 낸 점도 그의 도덕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이 밖에도 천안함 음모론, 북한 관련 단체 후원 독려, 6·25전쟁 기술 논란 등은 정치적 편향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SNS에서의 부적절한 발언은 교육 수장에게 요구되는 도덕성과 중립성도 크게 흔들었다. 낙마한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논문 표절 문제까지 불거져 있다.
교육 현장에서 쌓아온 성과와 미래 지향적 비전은 분명 빛나는 공로다. 하지만 음주운전과 정치적 편향, 부주의한 언행은 분명한 흠이다. 교육부 장관은 교육 정책의 수립자이자 교사와 학생을 대표하는 ‘최고 교육자’다. 공적인 성과만으로 자리를 보장하기에는 도덕적 흠결이 있다. 다만 한편으로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가 ‘모르쇠’ 답변 대신 보여준 과거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와 반복된 사과는 교육자의 양심을 저버리진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앞서 대통령이 이 전 후보자를 지명 철회한 만큼, 이번에도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새 정부의 결정도,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는 우리도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공과(功過) 무게를 어떻게 저울질할 것인지 판단을 내릴 때다.
우리 사회는 공직자에게 완벽한 성인군자의 모습을 요구한다. 그러나 흠 없는 후보자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금의 최 후보자도 그렇다. 어차피 완전무결한 후보자를 찾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면, 이제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것을 교훈 삼아 공직자로서 무겁게 책임지는 자세에 무게를 둬야 한다. 최 후보자의 임명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청문회는 우리 교육 미래를 위해 도덕적 책임과 신뢰를 먼저 추구해야 하는지, 아니면 실리적 관점에서 공을 더 우선시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수십년 전의 과와 최근의 공. 그 저울 위에서 최 후보자는 어디에 놓일까. 만약 최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이 된다면 애써 공에 추(錘)를 올려 그의 교육 행정가적 면모를 믿을 수밖에 없다. 과거로 현재를 재단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