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창업 꿈 안고 모여든 청년들…시골 시장골목이 살아났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한때 장날마다 사람들이 북적였던 칠성시장이 있던 골목이다.

지역 인구가 줄면서 시장도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이제는 옛 시장골목으로 불린다.

100m 길이의 옛 시장골목에는 20여개의 점포가 몰려 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창업 꿈 안고 모여든 청년들…시골 시장골목이 살아났다

입력 2025.09.11 06:00

  • 이삭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괴산 ‘칠리단길’ 사람들

충북 괴산군 칠성면 도정리 ‘칠리단길’에 모여든 청년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괴산군 제공

충북 괴산군 칠성면 도정리 ‘칠리단길’에 모여든 청년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괴산군 제공

인구 4천명 안 되는 한적한 마을
49세 은퇴자 귀촌 후 창업이 계기
유리 공방·독립서점·와인바…
지자체 지원 업고 잇단 개업 ‘생기’

관광객 유치 지역 활성화 노력
“못 믿던 어르신들 이제는 응원”

괴산 성불산(해발 529.9m)과 큰 군자산(948.2m) 사이에 자리 잡은 칠성면은 전체인구가 3091명뿐인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인근에 산막이옛길, 성불산 자연휴양림 등 관광시설이 있지만 관광객들은 굳이 발품을 팔아 칠성면을 찾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별다른 볼거리가 없어서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칠성면에 청년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다. 이들은 면사무소가 있는 도정리 옛 시장골목에 둥지를 틀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고심 중이다.

지난 8일 오후 찾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도정리. 칠성면주민센터 맞은편으로 난 골목이 눈에 띄었다. 골목에는 노란색 리본이 하늘에 매달려 바람에 살랑거렸다. 한때 장날마다 사람들이 북적였던 칠성시장이 있던 골목이다. 지역 인구가 줄면서 시장도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이제는 옛 시장골목으로 불린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 도정리 ‘칠리단길’ 전경. 이삭 기자

충북 괴산군 칠성면 도정리 ‘칠리단길’ 전경. 이삭 기자

100m 길이의 옛 시장골목에는 20여개의 점포가 몰려 있다. 점포 중 절반이 넘게 수년간 비어 있어 마을 주민들의 골칫덩이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 빈 점포가 희망이 됐다. 지난해부터 청년들이 하나둘 빈 점포에서 둥지를 틀고 창업의 꿈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옛 시장골목에 가장 먼저 자리 잡은 것은 김기돈씨(50)다.

그는 서울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웹서비스 등의 일을 하다 3년 전 괴산으로 귀촌했다. 당초 온라인 등으로 괴산지역을 소개하는 ‘마을 여행사’를 시작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다 지난해 ‘로컬 크리에이터(지역 창작자) 지원 사업’과 지역의 ‘청년 창업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창업의 기회를 잡았다. 이어 같은 해 10월 옛 시장골목에서 카페 ‘로컬즈’를 차렸다. 괴산의 청년나이 기준은 19~49세다.

김씨는 “지난해 49세의 나이로 운 좋게 청년지원사업을 통해 받은 예산으로 수년간 방치된 점포를 새 단장해 카페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로컬즈는 카페이자 잡화점이다. 도끼·칼·낫·호미 등이 진열돼 있고 실제로 판매도 한다. 꿀과 각종 공예품도 있다. 모두 괴산지역에서 만든 것들이다. 그는 “괴산군에 자리 잡은 로컬 크리에이터와 소통하며 이들의 판로를 열어주기 위해 상품을 카페에서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의 창업 이후 청년들이 옛 시장골목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폐현수막으로 우산과 양산을 만드는 공방 ‘선렛’, 테라리엄 공방 ‘소소리움’, 독립서점 ‘모래잡이 북스’, 예약제 와인바 ‘뮈제뒤방’, 유리공방 ‘글래스유’ 등 개성 넘치는 청년들이 자리 잡았다. 모두 9곳이나 된다.

이들은 옛 시장골목을 ‘칠리단길’로 부르며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요즘 뜨고 있는 골목에 붙이는 ‘~리단길’에 칠성면의 앞글자 ‘칠’을 붙인 것이다. 올해 초에는 ‘칠리단 청년 사업자 협동조합’도 꾸렸다. 지난달부터 매주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플리마켓도 열고 있다. 7월26일 처음 열린 플리마켓에는 60여명이 다녀갔다.

저마다 방식으로 협업도 진행한다. 소소리움은 무인공방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이곳에서 커피를 시키면 대표가 직접 배달을 해 준다. 공방이 많은 특성상 공방이 다른 공방의 체험 프로그램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품앗이도 한다.

칠리단 이사장이자 공방 글래스유 대표인 이경선씨(34)는 읍내에서 공방을 운영하다 올해 초 이곳으로 왔다. 그는 “여기 오면서 수업이 더 많아졌다”며 “읍내에 있을 때는 한 달에 두세 번 하면 많았는데, 여기 오니까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로 수업이 늘어났다”고 했다.

청년들을 ‘철새’ 취급하던 주민들의 반응도 변하고 있다.

이씨는 “지역 활성화에 노력하는 청년들의 모습에 부정적이었던 마을 어르신들의 시선이 바뀌었다”며 “‘쟤네들이 또 뭔 짓을 꾸민다’고 말하던 어르신들이 ‘아이고 그래도 먹고살겠다고 노력한다’고 응원을 해 주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누구나 아무 때나 와서 체험하는 공방거리 등을 조성하는 등 ‘산막이옛길’ 등을 찾는 방문객을 칠리단길로 끌어들이려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칠리단길을 대표하는 먹거리를 만들거나 공동으로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