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주영)가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에 취소 판결을 내렸다. 국토교통부가 항공기의 조류충돌 위험성 등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원 판결을 환영한다. 안전성 논란과 환경 파괴에도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된 새만금 공항 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새만금 공항은 전북 새만금 지역 205만6000㎡ 부지에 활주로, 계류장,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등을 갖춘 공항을 2028년 준공 목표로 짓는 국책사업으로 오는 11월 착공 예정이었다. 공항을 지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지역 주민들의 기대와 요구가 반영돼 있다. 그러나 공항의 생명은 안전성이다. 재판부는 국토부가 새만금 공항 계획 타당성 검증 단계에서 조류충돌 위험성을 다른 공항 등과 제대로 비교 검토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국토부가 스스로 작성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도 새만금에 공항이 들어설 경우 새와 비행기 충돌이 연간 최소 9.5회, 최대 45.9회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제주항공 조류충돌 사고로 179명이 사망한 전남 무안공항(0.07회)의 656배에 이르는 수치다.
공항 건설이 생태계 보고인 갯벌 훼손으로 이어질 것도 불을 보듯 뻔하다. 공항 부지인 수라갯벌엔 흰발농게와 금개구리, 황새, 저어새, 물수리, 매 등 법정보호종만 60종이 서식하고 있다. 재판부는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공익이 환경 파괴로 침해되는 공익보다 우월하다는 국토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부지는 풍부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고, 다수 멸종위기종 동물 등 다양한 개체군이 풍부하게 발견된다”며 “그럼에도 국토부는 기본계획까지 충분한 검토와 조사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새만금 공항의 경제성도 의문이다. 차로 1시간 반 거리에 무안공항과 광주공항이 있다. 새만금이 국유지이기에 부지 매입이나 토지 보상 비용이 들지 않지만 총사업비가 8000억원을 넘는다. 전형적인 중복 투자다. 인근 지역인 전주와 익산엔 KTX가 선다. 현재 전국의 공항 15개 중 인천·김포·제주·김해 공항을 빼고는 모두 적자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토 균형발전이 중요한 가치임에는 틀림없지만 공항 건설은 득실을 엄밀하게 따져야 한다. 더구나 안전성과 환경 파괴까지 감수하면서 추진할 일은 아니다. 국토부는 항소 포기를 진지하게 검토하기 바란다.
법원이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한 11일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회원들이 법원 판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뻐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