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 자료사진
김건희 여사와 세계가정연합(통일교)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번 주 수사의 분수령을 맞는다. 16일에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리고 한학자 통일교 총재는 오는 17일이나 18일 조사에 응하기로 했다.
통일교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특검이 지정해주시는 대로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면서 “소환에 대한 출석 거부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오는 17일 또는 18일 자진 출석할 것임을 명시적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통일교 측은 “한 총재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전극도자절제술 시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이라면서 “지난 11일 심장내과 진료 시 재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는 소견으로 같은 날 부정맥이 재발한 상황”이라고 알렸다. 전극도자절제술은 심장 부정맥을 치료하는 시술이다. 통일교 측은 “이를 증빙하는 의료기록 등을 특검에 제출해 단 며칠만이라도 시술 후 회복할 시간을 요청했다”고 했다.
한 총재 측이 출석 의사를 밝힌 것은 체포를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통상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세 번 이상 소환에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청구한다. 특검은 오는 15일 한 총재 측에 소환조사에 응하라고 통보했으나 한 총재 측은 불응했다. 세 번째 불응으로, 특검은 앞선 8일과 11일에도 출석을 요구했으나 한 총재는 나타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한 총재 측이) 매번 직전에 일방적인 불출석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수사팀은 3회 소환 불응 처리하고 향후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한 총재 조사는 김 여사,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영호씨,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복잡다단하게 얽힌 통일교의 청탁 의혹 사건을 규명하는 데 필수적이다. 앞서 특검은 윤씨를 구속 기소하면서 ‘김 여사에게 선물을 주고 숙원사업을 청탁한 최초 계기가 한 총재의 정교일치 이념 실현 때문이었으며, 청탁 과정을 한 총재에게 모두 보고하고 결재받았다’라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선물 청탁 사건의 시작과 끝에 한 총재가 있다는 것이다.
한 총재가 조사에 응하면서 남은 통일교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에 대한 구속 여부도 이르면 오는 16일 결정될 예정이다. 특검이 제출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권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2022년 1월5일 불법 정치자금 1억원 받은 혐의를 받는다. 권 의원은 이후 한 총재의 불법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한 수사개시 정보를 입수해 통일교 측에 일러준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는 지난 11일 본회의에서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고, 이에 따라 권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오는 16일 오후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특검이 권 의원을 구속하고 한 총재 소환 조사도 마무리하면 통일교 관련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본건 정치자금 외 추가로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적었다. 특검은 윤씨와 전씨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권 의원을 당대표로 만들기 위해 통일교 교인을 집단 국민의힘에 집단 가입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전씨에게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을 청탁하고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박창욱 경북도의원과 브로커 김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도 오는 15일 예정돼있다. 국회의원과 달리 도의원은 불체포특권이 없어 도의회 동의 등의 절차 없이 법원 판단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