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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한·미 관세협상의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귀국했다.

지난 12일 미국 뉴욕에서 이뤄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회담은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난 것으로 보인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서 일방적 요구를 하는 미국과 "이익이 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느냐"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맞서 있는 형국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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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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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기류 만난 관세협상, 한·미 평행선 쟁점 어떻게···고층 시험대 올라선 ‘실용외교’

입력 2025.09.15 06:00

수정 2025.09.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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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환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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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에서 한·미 관세협상 관련 후속 협의를 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현지에서 한·미 관세협상 관련 후속 협의를 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관세협상의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귀국했다. 지난 12일 미국 뉴욕에서 이뤄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회담은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난 것으로 보인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서 일방적 요구를 하는 미국과 “이익이 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느냐”(이재명 대통령)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맞서 있는 형국으로 분석된다. ‘관세폭탄’과 국가 경제를 휘청일 정도의 ‘퍼주기’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놓인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는 또다시 고차원의 시험대에 올라선 처지가 됐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양자 간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김 장관은 ‘일본 모델’ 수용을 요구했는지에 대해 “일본 모델이라기보다는 어차피 관세 패키지가 있는 상태”라고 했다. ‘미국 측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모두 수용한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김 장관은 지난 12일 러트닉 장관과 만나 이미 합의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구조, 방법, 이익 배분 등에 관한 논의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러트닉 장관은 지난 11일 CNBC 인터뷰에서 ‘일본이 달러로 낸 5500억 달러를 회수할 때까지 수익을 50 대 50으로 배분하되, 이후에는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는 내용의 미·일 협정을 소개하며 한국과도 비슷한 조건으로 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쟁점은 관세 인하와 맞바꾼 것이나 다름없는 대미 투자의 구조와 방식, 이익 귀속 등으로 좁혀진다. 미국은 앞서 합의문에 서명한 일본을 예로 들며 ‘달러 직접 투자로, 미국이 지정한 곳에, 이익 90%는 미국에’라는 관점으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국익을 지키는 선에서 협상한다”는 입장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가장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영점을 맞추려는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왜 미국 방문에서 관세 합의문에 서명을 못했냐고 하는데, 이번 방미는 우리가 뭔가를 얻으러 간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일방적 관세 증액에 최대한의 방어를 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선 대미 투자 구조에 있어 입장이 판이하다. 미국은 한국이 3500억 달러를 특수목적법인(SPC)에 직접 채워 넣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최대한 낮추고 정부 보증으로 채우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기축통화국인 데다 달러·엔 통화스와프도 무제한 가능해 대량 외화 유출로 인한 외환위기 가능성이 낮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투자 대상 선정도 자국이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미국과 투자 참여 기업이 사업성 검토를 거쳐 할 일이라는 한국의 입장 차가 크다. 투자 후 이익 배분에서도 미국은 ‘투자 원금 회수 이전 반·반, 이후 미국이 90%’로 명시된 일본과의 합의문을 거론하며 이에 준하는 요구를 하고 있다. 앞서 관세협상 타결 직후에도 러트닉 장관은 SNS 엑스에 “이익 90%는 미국민에게 간다”고 썼는데, 당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정상적 문명국가에서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느냐”고 일축한 바 있다.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규모 구금 사태는 한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미 외교당국 간 비자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지난번 구금 사태의 파장으로 미국 현지 투자에 선뜻 동참할 국내 기업을 찾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까지는 통상·투자에 국한해 후속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미국이 추진하는 ‘동맹 현대화’라는 개념 아래 주한미군 감축 문제까지 연계시킬 경우 한국의 선택지가 더욱 좁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요구가 바뀌지 않는 이상 후속 협상은 상당 기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3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80차 유엔총회가 교착 상태를 풀어줄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차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톱-다운식 해법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유럽 사례에서 보듯 동맹보다 경제적 이익 개념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더한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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