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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때때로 유행가도 부르고 가요도 부르지만 사람들은 장사익을 '가수'라 부르지 않는다.

한국적인 정서가 짙은 장사익의 노래가 재즈 오케스트라를 만나 어떻게 재탄생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공연의 음악작업을 총괄한 정재열 음악감독은 "한국의 정서를 모르는 뮤지션들이 멜로디만 보고 곡을 풀어냈을 때 어떤 새로운 결과가 나올지 궁금했다"며 "덕분에 50년대 스타일, 모던 재즈, 영화음악 스타일까지 다양한 음악이 나와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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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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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0년 맞은 ‘가객’ 장사익, 재즈를 입다

입력 2025.09.16 16:50

수정 2025.09.16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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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정연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장사익이 1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진행된 30주년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행복을 뿌리는 판 제공

장사익이 1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진행된 30주년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행복을 뿌리는 판 제공

때때로 유행가도 부르고 가요도 부르지만 사람들은 장사익(77)을 ‘가수’라 부르지 않는다. 소리꾼, 또는 가객(歌客)이라 칭한다. 마흔다섯살 시작해 늘 스스로를 ‘늦깎이 소리꾼’이라 소개하던 그가 데뷔 30주년을 맞아 재즈라는 새로운 길에 도전한다.

“두루마기에 빨간 넥타이, 참 어울리지 않죠. 그런데 살다보면 가끔 엉뚱한 길을 가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런게 또 살아가는 의미가 아닌가 싶어 이런 일을 벌이게 됐습니다.”

16일 서울 중구 정동의 달개비에서 만난 장사익은 들뜬 표정이었다. 그는 다음달 19~25일 캐나다 ‘토론토 재즈 오케트스라’와 서울, 대구, 경기 안산, 부산에서 합동연주회를 연다. 그는 공연에서 ‘찔레꽃’, ‘봄날은 간다’, ‘님은 먼곳에’ 등 15곡을 재즈로 편곡해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노래한다. 장사익은 “30년 이상을 제 스타일로만 노래해 왔는데 한번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해금과 성악 합창단도 합류한다. 장사익은 “내 노래인데 그래도 된장, 김치 같은 냄새가 풍겨야 하지 않겠나. 해금의 선율이 관악기 위주인 빅밴드의 공백을 메워줄 것”이라며 악기들의 만들어낼 조화에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실 이번 프로젝트의 첫 녹음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총 18인조로 구성된 토론토 재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2019년 캐나다에서 진행된 공동 녹음 작업에서 시작됐다. 당시 장사익은 대표곡들을 빅밴드 편성으로 새롭게 편곡해 녹음했고, 음반 발매와 전국투어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팬데믹이 전세계를 덮치며 작업은 일시중단 됐다.

“당시 제가 성대결절로 목수술을 하고 녹음을 했던지라 마음에 썩 들지 않았어요. 저는 원래 스튜디오보다 무대 체질이거든요. 이번 공연에서 라이브로 합쳐졌을때 마치 신기가 오르듯, 더 큰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사익이 1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진행된 30주년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 행복을 뿌리는 판 제공

장사익이 1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진행된 30주년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 행복을 뿌리는 판 제공

편곡 작업은 토론토 재즈 오케스트라의 다섯 멤버가 각각 3곡씩 총 15곡을 맡아 원곡을 듣지 않고 편곡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한국적인 정서가 짙은 장사익의 노래가 재즈 오케스트라를 만나 어떻게 재탄생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공연의 음악작업을 총괄한 정재열 음악감독은 “한국의 정서를 모르는 뮤지션들이 멜로디만 보고 곡을 풀어냈을 때 어떤 새로운 결과가 나올지 궁금했다”며 “덕분에 50년대 스타일, 모던 재즈, 영화음악 스타일까지 다양한 음악이 나와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2019년 녹음 당시 캐나다 연주자들과 엔지니어들의 뜨거웠던 반응도 전했다. 당시 녹음 엔지니어는 연신 “에픽(Epic)!”을 외쳤다고 한다. “일반적인 빅밴드가 아닌, 하나의 대서사시 같다는 인상을 받았던 모양이에요.” 그러나 문화적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해 난항을 겪은 곡도 있었다. 대표적인 곡이 ‘꽃구경’이다. 슬픈 가사를 재즈로 풀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정 감독은 “연주자들이 고개를 끄덕이긴 했는데, 가사의 정서를 온전히 담아내긴 어려웠다. 아쉽게도 이번 공연에서는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1994년 첫 소리판 ‘하늘 가는 길’을 시작으로 30년간의 음악 인생을 걸어온 장사익은 “이렇게 노래하며 살게 된 게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 어머니께서 우스개로 ‘네가 더 젊었을때 노래했으면 팔자를 고쳤을텐데’ 하시곤 했다. 근데 젊었을 때 노래했으면 이런 노래를 못했을 것 같다. 그동안 목수술을 3번이나 하고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쉬지 않고 지금까지 노래할 수 있었다는데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데뷔 30주년과 함께 그는 얼마 전 77세 생일을 맞았다. ‘희수’의 나이에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그는 “노래를 30년 해왔다는건 아마도 끝까지 가라는게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계속 노래하는 사람으로 남겠다는 희망을 전했다.

“젊은 사람들은 봄처럼 노래하지만, 저는 봄과 여름을 지나 가을 무렵에 왔어요. 야구로 보면 8회전, 이제 1회전이 남은 셈이죠. 서걱하고 비틀거리며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무대에서 마지막 춤을 추듯, 마지막까지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사람이 되는 게 저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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