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내란특검팀의 박지영 특검보가 지난7월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특검)의 본 수사기간이 지난 15일 끝이 났습니다. 내란 특검은 지난 6월18일 수사를 개시한 이래 법(내란특검법)으로 정해진 90일간의 본 수사를 마쳤는데요. 특검은 지난 11일 특검 연장 사유를 국회와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보고한 뒤, 수사기간을 다음 달 15일까지로 30일 연장했습니다. 특검은 30일씩 총 두 차례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어요. 오늘 ‘에디터픽’에서는 내란특검팀의 지난 90일간 수사 성과와 남은 과제를 정리한 기사를 독자님들께 소개해드립니다.
본 수사기간 90일로 끝…30일 추가 수사 돌입
특검은 지난 90일간 내란·외환 의혹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구속한 데 이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윤석열 정부 핵심 인사들을 내란 공범으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특검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내란·외환 의혹 핵심 인물들의 신병을 ‘속전속결’로 확보했다는 점인데요. ‘신병을 확보한다’는 표현은 사건을 원활히 수사하기 위해 범인을 구속해 붙잡아두었다는 뜻입니다.
일단 조은석 특검이 지난 6월18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추가 기소(검사가 피의자를 재판에 넘김)했던 것이 대표적인 성과입니다. 또한 조 특검은 같은 달 25일 밤 구속 만기를 약 3시간 앞두고 그를 다시 구속시켰습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내란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로 구속 기소(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짐)된 상태였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의 추가 기소는 조은석 특검이 임명된 지… 단 6일 만에, 특검보 등 지휘부가 제대로 꾸려지기도 전에 이뤄진 ‘1호 기소’여서 화제가 됐는데요. 김 전 장관이 지난 6월26일 1심 구속기간(6개월) 만료로 석방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조 특검이 추가 기소를 서두른 것이었습니다. 만약 불법계엄 사태의 핵심인물인 김 전 장관이 풀려날 경우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말을 맞추는 등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특검은 이미 기소된 사건이 아닌 다른 혐의 사건을 추가 기소하는 같은 방식으로 지난 6월 말 구속기한 만료를 앞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 핵심 관계자들이 풀려나는 것을 막아냈습니다.
불법계엄을 저지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구속한 것도 성과입니다. 특검은 수사 개시 6일 만인 지난 6월24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세 차례 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법원이 지난 7월10일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풀려난 지 4개월여 만에 다시 구속됐습니다. 특검 출범 22일 만의 성과였어요. 특검은 지난 7월19일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했습니다.
특검은 그간 검찰·경찰 단계 수사에서 큰 진척이 없었던 국무위원 대상 수사도 확대했는데요. 특검은 계엄 당시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 지시를 내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한 뒤 지난달 19일 재판에 넘겼습니다. 특검은 ‘윤석열 정부 2인자’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도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28일 불구속 기소 했습니다. 특검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을 상대로도 직무유기와 위증 등 혐의로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7월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문재원 기자
‘내란 종식’ 위해 남은 과제는 무엇?
특검이 아직 풀지 못한 과제도 있습니다. 외환 의혹이 대표적인데요. 외환 의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계엄 선포 명분을 쌓기 위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등을 지시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 했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특검은 이 의혹 수사를 위해 지난 7월14일부터 국군드론작전사령부를 포함해 군부대를 전방위 압수수색했어요.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 이승오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김명수 전 합참의장,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 등 당시 군 고위 관계자들을 두루 조사했지만 가시적인 수사 성과는 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 수사도 더딘 상태입니다. 이 의혹의 골자는 추경호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계엄 당시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세 차례 변경해 의원들의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을 방해했다는 것인데요. 특검은 지난 3일 추 전 원내대표의 자택,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실,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추 전 원내대표에게 내란중요임무종사,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는데요.
특검은 한동훈 전 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고인 조사를 거부하자 ‘기소 전 증인신문’까지 신청한 상태예요. 기소 전 증인신문은 참고인이 조사 요청에 불응할 경우 검사가 법원에서 참고인을 불러 신문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보다 강제성이 높습니다.
‘안가회동’에 대한 규명도 필요합니다. 안가회동이란 계엄 선포 다음날인 지난해 12월4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이완규 전 법제처장, 이상민 전 장관,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서울 삼청동 안전가옥(안가)에서 회동해 계엄 수습 대책 등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말합니다. 이 자리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도 밝혀져야 합니다.
안가회동 참석자들은 지난해 12월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모임이 ‘단순 친목 모임’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후 참석자들이 일제히 주요증거인 휴대전화를 일제히 교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증거인멸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밖에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 이후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즉시 계엄 해제를 선포하지 않는 등 2차 계엄을 준비했다는 의혹도 남은 수사 대상입니다.
내란 세력을 단죄하는 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래야만 제2의 내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경향신문 칼럼에서 “내란세력을 하나씩 찾아내 단호하게 처벌하는 것부터 내란 극복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며 “내란이 가능했던 풍토를 바꿔야 제2, 제3의 내란과 폭동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헌 부대에 새 술을 담을 수 없듯, 낡은 질서를 놓아둔 채 새로운 질서를 일구긴 어렵습니다. 개혁의 출발점은 과거 폐단을 바로잡는 데 있다는 점,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참여연대가지 지난 7월8일 서울 서초동 고검 앞에서 국무위원·안가회동 참석자·대통령실 및 경호처 관계자 등 총 20명 숨은 내란가담자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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