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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통신사 해킹, 뚫리고 쉬쉬하다 커지는 게 더 문제

입력 2025.09.18 19:18

수정 2025.09.1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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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가 18일 외부 해킹으로 297만명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피해 보상과 보안 강화 계획도 내놓았다. 해킹 사실을 모르고 늑장 대응하다 일파만파 피해가 커지자 고개를 숙인 것이다. 너무 익숙한 풍경이다. SK텔레콤, KT도 그랬다. 언제까지 소비자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뒷북 대책을 봐야 하나.

롯데카드는 회원이 약 960만명인 5위권 카드회사이나 사고 대응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난달 14일 최초 해킹이 발생했으나 8월31일에서야 사태를 파악했다. 17일간 모르다 이달 1일 1.7GB 규모라고 신고한 유출 데이터도 실제론 100배가 넘는 200GB로 조사됐다. 특히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번호 등이 유출돼 부정사용 등 2차 피해 우려가 높은 고객도 28만명에 달한다. 롯데카드는 2014년 카드업계 대규모 해킹 사건의 당사자이다. 누구보다 보안을 우선해야 하지만 2019년 최대주주가 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수익 극대화만 앞세우다 보안 투자를 소홀히 한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늑장 인지·대처는 롯데카드가 처음도 아니다. 지난 17일 용의자가 검거된 KT 소액결제 해킹 사태는 최소 지난달 초부터 징조가 있었지만 무시됐다. 경찰도 이달 1일 KT에 관련 피해를 알렸지만, 회사는 “(해킹으로) 뚫릴 리가 없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난 4월 2500만 가입자를 혼란에 빠뜨리며 유심(USIM) 교체 사태를 빚은 SK텔레콤은 해킹 피해를 파악하고도 고객 이탈 등을 우려해 당국에 ‘늑장 신고’를 했다. 대형 카드사·통신사들 보안이 숭숭 뚫리면서 중소 규모 금융사나 정보통신 서비스 이용 소비자들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올 들어 금융사 SGI서울보증·웰컴금융그룹과 인터넷서점 예스24 등에서도 해킹 사고가 일어났다. 예방과 초동 대응에 실패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은 일이 반복된 셈이다.

인공지능(AI) 등을 통해 해킹은 더 손쉬워지고 교묘해졌다. 잇따르는 기업들의 해킹 사고 양상을 들여다보면, 대처 방안도 명확하다. 기업이 사고를 미연에 막기 위한 보안 시스템 정비·개선에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관련 투자를 의무화해야 한다. 또 사고를 숨기거나 늑장 대응해 소비자 피해를 키우는 기업에 대해선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등 강력한 신상필벌이 필요하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해킹 사고로 인한 고객 정보 유출사태에 대해 대고객 사과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해킹 사고로 인한 고객 정보 유출사태에 대해 대고객 사과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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