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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공소청장으로 바꾸면 위헌이라고?

입력 2025.09.18 20:52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바뀐다. 개명 수준이 아니라 환골탈태다. 78년의 역사 동안 개보수 요구에 아랑곳하지 않고 버티다가 윤석열 정권에서 완전히 무너져, 재건축을 위한 철거다. 그렇다고 검사의 지위가 바뀌거나 소속이 변경되는 것도 아니다. 수사·기소권을 가진 막강한 권력기관이 기소권 행사기관으로 축소된 것뿐이다. 변화를 앞두고 검찰은 할 말도 많고 반발도 하고 싶겠지만, 늘 조직적으로 저항하던 이전과는 달리 조용하다. 입이 열 개라도 뻥긋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학계와 검찰에서 나오는 비판의 목소리를 보수 언론이 키우려 애쓴다. 검찰청은 헌법기관이므로 위헌이라는 논리다. 검사와 검찰총장이 헌법에 등장하니 헌법기관이고, 그들의 권한을 축소한 법률을 제정해 명칭을 공소청으로 변경하면 위헌이란다. 법관과 대등하게 보고 준사법기관성을 강조하는 검찰이나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자들의 주장이다. 헌법에 쓰여 있다고 다 헌법기관일까? 그렇다면 헌법 제89조 국무회의 심의사항으로 열거된 국립대학교 총장이나 대사도 헌법기관일까?

헌법 제12조와 제16조의 영장주의에서 영장 신청 주체로 ‘검사’가 등장한다. 제89조에는 ‘검찰총장’도 아니고, ‘검찰총장 임명’이라는 용어가 국무회의 심의사항으로 나열돼 있다. 헌법에 없는 ‘검찰청’을 헌법이 예정한 기관으로 보면서 검찰청을 하위 법률로 바꾸는 것은 위헌이라고 한다. 영장 청구권은 검사에게 수사권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는 해괴한 주장도 들린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최근 결정에서 수사권 및 소추권이 행정부 중 어느 ‘특정 국가기관’에 전속적으로 부여된 것으로 해석할 헌법상 근거는 없다고 했다.

헌법에 쓰여 있다고 다 헌법기관이 아니다. 헌법에 설치 근거와 조직, 그리고 권한이 적시되어 있어야 한다. 대통령,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헌법에 선출 또는 임명 방법과 임기가 정해져 있다. 그래서 입법부가 법률 개정으로 권한을 축소, 폐지할 수 없다. 반면 검사와 검찰총장의 지위와 역할은 헌법에 적혀 있지 않다. 검사와 검찰총장의 임기는 법관과 대법관, 대법원장과는 다르게 헌법에서 찾아볼 수 없다. 검찰총장을 누가 임명하는지, 임기가 몇년인지, 권한이 무엇인지 등은 헌법이 아니라 ‘검찰청법’에 있다. 그래서 검찰총장은 헌법기관이 아니라 법률로 설치된 행정기관의 장일 뿐이다.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법원 판례도 이를 인정한 바 있다.

헌법에 보장된 감사원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의 장의 임기는 대통령이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검찰총장이 헌법기관이라면 임기 중인 검찰총장을 사퇴시킬 수 없다. 헌법상 임기 보장이 안 되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체되는 불안한 지위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국회에 상정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르면, ‘검찰청’은 삭제되고 ‘공소청’이 새로 포함된다. 검사는 법무부 산하 공소청 소속이 되고, ‘검찰총장’은 ‘공소청장’으로 보임될 것이다. 헌법과 법률상의 명칭 혼선을 막으려면 신설 법률에 ‘공소청장은 헌법 제89조의 검찰총장을 뜻한다’라는 규정을 두면 된다. 위헌을 형식적으로 명칭이 일치하지 않는 것까지 넓게 본다면 위헌일 수 있지만, 단순 용어 불일치의 문제일 뿐이다. 헌법의 명문 내용과 그 내용에 의해 형성되는 원리, 원칙에 반하지 않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사 기준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이제 위헌 논란을 벌일 것이 아니라, 유예 기간 동안 국가수사본부와 중수청 수사권에 대한 견제 방안, 무엇보다도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간의 협력 방안, 국가수사본부·중수청·공수처와 공소청 간의 권한 충돌 시 해결 방안, 검찰청 검사와 수사관 등 수사인력 활용 방안, 그리고 보완수사권이 아니라 보완수사 요구권의 실효성 확보 방안 등을 치밀하고 구체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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