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0원 간식 먹었다가 절도 혐의···노조, ‘본보기 재판’ 의혹 제기
1050원어치 초코파이와 커스터드를 먹었다는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가 법정에 섰다. 1심에서 벌금 5만원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2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비업무를 하던 A씨(41)는 지난해 1월 오전 4시쯤 전북 완주군 현대차 전주공장 출고센터 2층 사무실 냉장고에서 ‘초코파이(450원)’와 ‘커스터드(600원)’를 꺼내 먹은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CCTV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고, 검찰은 절도 혐의를 적용했다.
고발은 현대글로비스의 한 협력업체 직원이 했다. A씨 측은 고발자와 합의를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변호인 박정교씨는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을 하려면 피해자와 합의가 필수인데, 회사 측이 합의를 거부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검찰은 사건이 경미하다며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A씨는 무죄를 주장하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1심 재판부는 벌금 5만원을 선고했다.
A씨가 속해있는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노조 활동을 제약하고 본보기를 세우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 중이다. 벌금형이 확정되면 경비업법상 해고 사유가 되기 때문에 노동자의 생계와 직결된다.
A씨는 2022년부터 노조 활동에 참여했다. 노조는 성과금 차별 철폐와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요구해 왔다. 사건 직후인 지난해 1월 A씨가 속한 업체는 계약에서 탈락했고, 다른 업체가 업무를 이어받았다.
사건 직전 사무실에는 CCTV가 새로 설치됐다. 영상에는 다른 인물도 있었지만 신고는 A씨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동료 수십 명은 “우리도 먹었다”며 사실확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간식이 없어진다고 CCTV부터 설치하는 게 맞느냐”며 “특정인을 겨냥하려 한 것 아닌가”하고 의문을 제기했다.
법정에서 A씨는 “평소 기사들이 냉장고 간식을 먹어도 된다고 해 그냥 먹은 것”이라며 절도의 고의를 부인했다. 업체 측은 “기사들에게 제공한 적은 있으나 허락 없이 꺼낸 것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항소심 첫 공판에서 재판부조차 “각박하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고 언급했다.
A씨는 지난 19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박 변호사는 “A씨가 지금까지 쓴 변호사 비용만 1000만원이 넘는다”며 “노동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번 재판은 반드시 진실을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A씨를 고발한 업체 측은 관련 입장을 묻는 경향신문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