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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에서 현대차 급습까지

입력 2025.09.21 21:27

수정 2025.09.2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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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 갈취·무능한 의사결정 등

미국 리스크 관리 필요성 더 커져

한국, 이번 기회로 비자 규정 등

‘상호 이익’ 강조할 기회로 삼아야

한국 외교에 있어서 지난 한 달은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이었다. 한·미 정상회담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비교적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필자는 한반도 안보 보장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확신한다. 양국의 군사적 유대는 깊고 유기적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미국은 점점 더 신뢰하기 어려운 파트너가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들을 상대로 갈취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는 동시에, 현대차 공장 급습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혼란스럽고 무능한 의사결정으로 스스로 표방한 국익마저 훼손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이른바 ‘미국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내 한국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회담을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고, 새 행정부의 ‘실용적’ 외교를 의심했던 이들조차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 회동에서 여유롭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바이든 행정부 관련 발언은 다소 불공정하게 보였을 수 있다. 그러나 외국 정상들이 트럼프를 치켜세워야만 한다는 것을 모두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필요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경제 협상에서도 한국은 비교적 무난하게 성과를 거두었다. 한국과 다른 동맹국들은 여전히 이른바 ‘상호주의 관세’로 인해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에 중요한 것은 한국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얼마나 잘 협상했는지였다. 특히 자동차 관련 합의는 승리를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 3500억달러 투자 약속은 허구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한국은 그 약속 이행을 압박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신규 투자, 서비스 제공, 구매 등으로 꿰맞출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조선업 관련 논의는 양국 모두에게 실질적인 ‘윈-윈’이 될 수 있다.

트럼프가 북한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는 점은 예상 밖이다. 대부분의 분석가는 비핵화 가능성을 사실상 제로라고 보지만, 아무런 통로가 없는 것보다는 대화 채널이 열리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후 현대차 공장 급습 사건이 발생했다. 현시점에서는 해당 공장 노동자들이 비자 규정을 위반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미국 법은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지만, 결국 해당 기업과 노동자들이 무혐의로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본질은 다른 데 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현대차 공장 급습은 전혀 불필요한 조치였다. 이는 단순히 이민법을 집행하려는 것이 아니라, 체포·추방 대상자를 모욕하고 망신 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 문제는 미국 당국이 기업 측에 전화 한 통을 걸고, 행정부 내에서 경제 목표와 조율을 거쳤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혼란스러운 의사결정 속에서, 한쪽 손(이민 당국)은 다른 쪽 손(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는 노력)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흥미롭게도 트럼프는 사실상 사과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에는 엔지니어와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안타깝게도 이는 이번 사건의 한국인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법적 공백 속에 살아가는 수백만명의 미등록 이민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사실이다.

이번 상황은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첫째, 한국 정부와 주요 투자자들은 투자가 시장 조건에 달려 있음을, 그것이 ‘선물’이 아님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은 미국에 대해 자국의 요구사항을 제시할 수도 있다. 비자 규정이 명확하고 일관되게 조정되지 않는다면, 한국 기업과 인재들이 이런 굴욕적인 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이처럼 최근 미국은 동맹국들과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와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방식은 강압적일 뿐만 아니라, 반(反)외국인적이고 적대적인 이민 정책에 기반을 두고 있다. 만약 당신이 한국인 엔지니어나 숙련된 기술자라면, 다시 미국에 가고 싶겠는가? 굳이 왜 그래야 하는가?

트럼프 행정부는 자기모순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미국 단독으로는 추진할 수 없다. 동맹국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번 일은 한국이 “미국은 한국이 강할 때 더 강하며, 협력이란 일방적 양보가 아니라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것”임을 강조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이 과연 이를 듣고 깨달을까? 트럼프가 자주 말하듯,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 그러나 미국이 동맹국의 중요성을 이해할지 의문스럽다.

스테판 해거드 UC 샌디에이고 석좌특별명예교수

스테판 해거드 UC 샌디에이고 석좌특별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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