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이 23일 채상병 특별검사팀이 있는 서울 서초동 서초한샘빌딩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등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23일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 대사로 출국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을 처음 소환해 조사 중이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도피성 주호주대사 임명 논란’에 연루된 윤석열 정부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 전 차관은 이날 오전 10시28분쯤 채 상병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전 차관은 ‘이 전 장관이 출국금지 이의신청 방법을 물어본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에 “이미 언론에 밝힌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 전 장관의 변호사가 출금 해제 방법을 모를 것이라 생각했나’라고 묻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이 전 차관을 상대로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과 출국금지 해제 과정에 개입했는지를 캐물을 예정이다. 이 전 차관은 검찰 출신으로 윤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고, 이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하는 논의가 시작된 무렵부터 지난해 1월까지 법무부 차관 및 법무부 장관 직무대리를 지냈다.
특검은 이 전 차관이 퇴임 후인 지난해 3월, 출국금지 상태였던 이 전 장관에게 메신저로 출국금지 해제 신청서 양식을 보낸 정황을 포착했다. 법무부는 피의자 신분이었던 이 전 장관의 인사 검증을 부실하게 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를 부당하게 해제한 의혹을 받는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이 23일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의혹을 조사하는 채상병 특별검사팀이 있는 서울 서초동 특검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박 전 장관도 이날 오전 10시44분쯤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 전 장관은 “아는 대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는 답변만 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을 상대로 외교부의 인사 검증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지시사항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을 예정이다. 박 전 장관은 외교부가 이 전 장관에 대한 공관장 자격심사에 착수한 무렵인 지난해 1월까지 외교부 장관으로 일했다. 특검팀은 외교부가 이 전 장관에 대한 공관장 자격 심사를 졸속으로 진행했다고 의심한다.
앞서 특검은 이 전 장관 출국금지 해제를 심의한 이재유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인사검증을 진행한 박행열 전 법무부 인사검증단장 등 법무부와 외교부 실무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이 전 장관에 대한 인사검증이 졸속으로 진행됐고, 출국금지를 해제하라는 상부의 지침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