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이자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난달 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준헌 기자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이 기소한 피고인들이 23일부터 줄줄이 법정에 선다. 김 여사 최측근이자 계좌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이날 첫 재판을 받았고 김 여사와 공모해 통일교로부터 청탁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재판이 다음달부터 격주로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는 이날 이 전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의 ‘주포’(핵심인물)인 이모씨로부터 2022년 6월~2023년 2월 25차례에 걸쳐 8000여만원을 받았다며 기소했다. 이 전 대표가 주가 조작 사건 형사재판에서 김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우고, 이씨에게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국회의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등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정계·법조계 인맥을 동원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날 공판에서 “이씨로부터 돈을 전혀 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특검이 제출한 증거 목록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 후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달 24일 이 전 대표 측의 증거 인정 또는 부인 의견과 특검 측의 입증 계획을 들은 뒤 오는 11월25일 증인신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같은 법원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에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성배씨의 첫 공판준비절차가 진행됐다. 재판부는 “특검법에 기한 제한 등 여러 신속 진행 조항이 있다”며 빠른 진행을 강조했다. 이어 “특검이 변호인의 기록을 다 검토하고 증거 동의 여부에 따라 증인 신청을 하면 기한 내에 (재판을) 못 마칠 수도 있다”며 “기일마다 특검 측에서 무엇을 할지 미리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4일로 첫 공판기일을 지정하고, 향후 월 2회 재판을 하기로 했다.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 중인 전씨의 다른 재판은 병합하지 않기로 했다. 전씨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을 받은 혐의로도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전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법당을 운영한 무속인으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캠프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이전에는 김 여사가 대표인 코바나컨텐츠에서도 고문으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전씨가 2022년 4~7월쯤 김 여사와 공모해 통일교 관계자에게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총 8000여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수수했다며 기소했다. 같은 기간 통일교 현안 청탁·알선명목으로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고 3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