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23일 가맹점주의 폐업 부담을 덜어주고 가맹본부와의 협상력을 높이는 ‘가맹점주 권익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경기 불황 한가운데서 힘겹게 버티는 프랜차이즈 자영업자들에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새 종합대책에는 불가피하게 영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된 가맹점주가 과도한 위약금 부담 없이 가맹계약을 중도 해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가맹사업법에 계약해지권을 명문화하고 계약 해지 시 위약금 정보 제공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폐점이 불가피하지만 위약금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 운영을 했던 폐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앞으로는 가맹본부가 점주단체의 협의 요청을 거부하는 일이 없도록 ‘가맹점주단체 등록제’를 도입하고, 협의 요청을 거부하는 본부에 공정위가 시정명령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와 가맹점주의 ‘갑을관계’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2024년 공정위 조사에서는 본사로부터 불공정행위를 겪었다는 가맹점주가 55%나 됐다. 협상력이나 정보력에서 구조적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맹본사의 횡포도 늘고 있다. 모든 가맹점이 같은 맛·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며 본사가 정한 원재료·부자재만을 쓰도록 한다. 주방세제까지 본사 지정 제품을 써야 하고, 본사 지정 품목 구입비가 일반 도매가보다 비싼 경우도 허다하다. 이달 초 서울 관악구 피자집 칼부림 사건처럼 인테리어를 둘러싼 분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취업난·조기퇴직에 2차 베이비붐 세대 은퇴까지 겹치면서 ‘가맹점 창업 증가-가맹점 과밀화-경쟁 심화-경영여건 악화’라는 악순환이 심화하고 있다. 공정위의 종합대책이 일회성이나 공염불에 그쳐서는 안 된다. 꾸준히 제도·규정을 정비하고 감독 체계를 개선해나가야 가맹점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배달플랫폼의 수수료 인상 횡포에 대해서도 공정위는 보다 적극적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달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음식 메뉴판이 놓여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