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협상은 국익에 기여 못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자도자가 23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TV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제재 복원을 닷새 남긴 23일(현지시간) 미국과 핵협상을 해도 자국에 이로울 것이 없다며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은 현재 상황에서 국익에 기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중대한 해악을 초래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메네이는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체결 후 3년 만에 미국이 일방 탈퇴한 역사를 짚으면서 “지난 10년 간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재 논의 상대방은 바로 미국”이라며 “끊임없이 약속을 어기고, 모든 것에 대해 거짓말하고 기만하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군사적 위협을 가한다”고 비판했다.
하메네이는 그러면서 “이런 상대와는 협상을 할 수가 없다. 내 견해로는 핵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사안에서도 미국과의 협상은 완전히 막다른 길”이라며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미국은 이란 핵활동 및 농축의 중단이라는 협상 결과를 미리 정해놨다. 이는 협상이 아닌 명령이자 강요”라고도 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요구로 지난 4월 핵협상에 돌입했으나 이후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폭격하며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이란 핵합의 서명 당사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E3)은 지난달 유엔의 이란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절차 가동을 선언하며 이란에 핵협상 재개를 압박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별도의 합의가 없는 경우 오는 28일 이란에 대한 제재가 되살아난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신과 이란, 유럽, 미국 사이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한 집중적인 대화가 오가고 있다며 “몇 시간, 며칠 내로 뭔가 이뤄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