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24일 “헌법에 규정된 ‘검찰’을 지우는 것은 도리어 성공적인 검찰개혁에 오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그 기능을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쪼개는 내용 등을 담은 이재명 정부 첫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하루 앞두고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노 대행은 중수청을 법무부가 아닌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두려는 것과 관련해서도 “검찰의 수사역량이 사장된다면 국민들이 원하는 올바른 검찰개혁의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행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행은 검찰청 폐지가 임박한 현 상황과 관련해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는 수사권 남용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국민으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엄중히 받아들여 겸허히 성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어 ‘검찰’이란 명칭을 아예 없애는 것은 헌법에 위배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노 대행은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는 균형 잡힌 사법절차 시스템이 설계되고, 위헌성 논란이 없는 성공적인 검찰개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제헌헌법이 명시한 ‘검찰’이라는 용어에는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기 위해 경찰 수사를 비롯한 법집행을 두루 살피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행은 “‘공소청’이라는 명칭은 이런 본연의 기능을 담아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국민을 위한 법질서 확립의 중추적 기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헌법에 규정된 ‘검찰’을 지우는 것은 도리어 성공적인 검찰개혁에 오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 대행은 “검찰 수사 기능의 이관이 또 다른 권력기관의 수사 권한 비대화로 이어지고,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범죄에 대응해 온 검찰의 수사역량이 사장된다면 이 또한 국민들이 원하는 올바른 검찰개혁의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와 여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소속으로 설치하기로 하면서, 행안부에 국가수사본부, 경찰청까지 거대 수사기관이 집중되는 한편 검사와 검찰 수사관들이 법무부에서 행안부로 소속을 바꿔 중수청으로 가기를 기피할 경우 중대범죄 수사 역량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말로 풀이된다. 노 대행은 끝으로 “이러한 점을 헤아려 마지막 순간까지 올바른 검찰개혁의 모습을 다듬어주실 것을 국민 여러분과 국회, 정부에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노 대행은 앞서도 검찰청 폐지 반대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노 대행은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검찰청 폐지에 합의한 다음날인 지난 8일 “헌법에 명시된 검찰이 법률에 의해서 개명 당할 위기에 놓였다”며 “국민들 입장에서 (검찰개혁 방안이) 설계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엔 “보완수사는 검찰의 의무”라며 여당 강경파의 보완수사권 폐지 추진에 대해 사실상 반대 뜻을 밝혔다. 당정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공포 후 1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를 포함해 문재인 정부 때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폐지된 전건 송치(경찰의 기소·불기소 판단과 상관없이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와 수사지휘권 부활 등 1차 수사기관에 대한 사법통제 방안을 세부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