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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들어섰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의 책임을 피하려 해외로 도주했다는 의혹을 받는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권력은 책임 대신 자기보호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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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도주할 수 없다

입력 2025.09.24 20:53

수정 2025.09.2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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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B컷]진실은 도주할 수 없다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들어섰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의 책임을 피하려 해외로 도주했다는 의혹을 받는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의 침묵은 언제나 더 큰 소음을 만들어왔다.

2023년 7월19일, 경북 예천의 한 하천. 채 해병은 수해 실종자를 찾기 위해 급류 속으로 들어갔다. 구명조끼도, 로프도 없었다. 지휘부는 안전보다 속도를 요구했다. 그 속도에 밀린 스무 살 청년은 흙탕물 속으로 사라졌다.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은 지휘관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적시하고, 규정대로 사건을 경찰에 넘기려 했다. 그러나 군은 신속히 움직였다. 보고서를 회수했고, 임성근 해병 1사단장을 포함한 6명을 혐의에서 제외했다. 박 대령의 기록은 사라졌고, 그는 항명죄로 고소당했다. 권력의 바람에 진실은 흔들렸다.

그 무렵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말이 돌았다. 높은 언성에 진실은 멈칫했다. 권력은 책임 대신 자기보호를 택했다. 그사이 이종섭 전 장관은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했으나, 열하루 만에 귀국했다.

책임이 있던 자들이 책무를 다했다면 막을 수 있던 죽음이었다. 사고가 난 다음에라도 부끄러운 줄 알았다면 책임을 졌어야 했다.

그러다 두 해가 지났다. 권력은 자리를 지키는 데 쓰였고, 무책임은 습관이 됐다. 채 상병의 죽음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책임을 외면한 사회가 어떤 결과를 맞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책임 없는 권력은 폭력이다. 오늘도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는 그 폭력의 증거들이 드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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