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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리스크

입력 2025.09.24 21:16

수정 2025.09.2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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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9개월 만에 재개된 금리 인하로, 연준은 이번 인하 이후에도 내후년까지 3~4차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금리 인하에서 주목할 점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를 넘어선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리스크보다 급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우려되는 고용시장의 둔화를 감안한 인하라는 점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관세로 인한 “일시적 물가 상승”에 그칠 것임을 강조했다.

관세 인상은 올해 대비 내년 물가 상승률에는 영향을 주지만 매년 관세를 인상하지는 않기 때문에 내년 대비 내후년 물가 상승률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결국 연준은 당해연도의 물가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에 “일시적 인플레이션”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준이 바라보는 것처럼 이제 미국의 인플레이션 불안은 어느 정도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최근 몇차례의 FOMC에서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2020년 코로나 사태 당시 미국 연준과 재무부는 양적완화와 재정지출의 명목으로 상당한 경기 부양에 나섰다. 이로 인해 40년간 잠들어 있던 인플레이션을 깨우게 됐는데, 2021년 3월부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를 넘어선 이후 2025년 9월 현재까지 목표치로 되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기간으로 따지면 4년6개월째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병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2월24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물가는 더욱 치솟았는데, 이후 빠른 안정세를 보이면서 2%대 후반으로 물가 상승률이 낮춰졌다. 그러나 “라스트 1마일”을 앞두고 물가 상승률이 추가로 하락하기보다는 관세의 영향까지 붙으면서 되레 소폭 상승, 높은 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장기간 인플레이션이라는 병을 앓게 되면 인플레이션 고착화의 리스크가 커지는데, 이는 사람으로 따지면 기존의 병이 고질병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고질병은 쉽사리 개선되지도 않지만, 일정 수준 나아졌더라도 약간의 충격이 찾아오면 쉽게 재발할 우려가 높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4년6개월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상호관세 부과라는 물가 상승 이벤트가 발생한다면 연준의 목표치를 넘어서는 인플레이션이 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연준은 이번 FOMC에서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2027년 말까지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로 수렴하기는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 고착화의 가능성을 연준 역시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또한 고금리, 강달러 조합의 약화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고금리가 만들어내는 수요의 위축과 해외 수입 물가를 낮추는 강달러는 인플레이션 억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물가가 일정 수준 안정되는 시그널을 확인할 경우,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로 급선회하며 고금리와 강달러 조합의 칼끝이 무뎌지게 만들 수 있다. 만약 물가가 고금리와 강달러 덕에 안정되어왔던 것이라면, 물가 안정 및 이에 기반한 금리 인하 기대로 저금리와 약달러가 형성되면 눌려 있던 인플레이션이 재차 고개를 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연준 독립성의 훼손 역시 불안 요인이다. 유일한 인플레이션의 파수꾼인 연준을 뒤흔들 때, 경제주체에게 물가 상승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형성, 재차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 고착화 가능성, 저금리·약달러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에 이어 마지막으로 독립성의 문제까지 살펴보았다. 연준의 다소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가 흐름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야 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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