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발표한 다음 날인 지난 8일 오전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24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자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입장문에서 “제헌헌법이 명시한 검찰이라는 용어에는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기 위해 경찰 수사를 비롯한 법 집행을 두루 살피라는 뜻이 담겨 있다”며 “헌법에 규정된 검찰을 지우는 것은 도리어 성공적인 검찰개혁에 오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은 헌법기관이고, 검찰을 없애는 건 위헌이라는 식이다. 참으로 견강부회식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노 차장이 저런 주장을 펴는 근거는 헌법에 검사·검찰총장이 언급되어 있다는 것이다. 헌법 12조 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헌법 16조는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돼 있고, 헌법 89조는 국무회의 심의 대상 중 하나로 ‘검찰총장·합동참모의장·각군 참모총장·국립대학교 총장·대사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과 국영기업체관리자의 임명’을 규정한다.
그러나 헌법 12조 3항과 16조는 검찰이라는 기관 혹은 검사라는 신분에 관한 조항이 아니라 국민의 신체·주거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영장주의를 규정한 것이다. 여기에 언급된 ‘검사’는 검찰청법상 검사만이 아니라 수사 단계에서의 인권 보호를 위해 영장신청권을 갖는 국가기관을 통칭하는 것으로 보는 게 상식적이다. 헌법재판소도 2021년 공수처법을 합헌으로 결정하면서 “헌법이 규정한 영장신청권자로서 검사는 ‘국가기관인 검사’이며 ‘검찰청법상 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검찰의 기소·영장청구 권한을 공소청으로 이관토록 했다. 검찰청이 없어져도 영장신청권을 갖는 국가기관이 없어지는 게 아닌데 뭐가 위헌이라는 건가. 그런 식이라면 헌법에 언급된 공무원·국립대·국영기업체도 다 헌법기관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 검찰청 폐지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모두가 검찰권을 오남용한 검찰의 자업자득이다. 검찰이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은 김건희씨 범죄 혐의가 특검 수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라.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항고도 하지 않고 윤석열을 석방한 것은 또 어땠나. 지금 검찰에 필요한 것은 허황한 논리로 대세에 맞서는 당랑거철식 무모함이 아니라 뼈를 깎는 통절한 반성이다. 그걸 토대로 검찰개혁 후속 입법 논의에 사심 없이 지혜를 더하는 게 그나마 현명한 처신임을 엄중히 직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