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마인드
로런스 리스 지음 | 조행복 옮김 책과함께 | 656쪽 | 4만3000원
인간에겐 이런 성향이 있다. 세상을 ‘그들과 우리’로 나눈다. 영향력을 가진 누군가는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인간의 이 같은 성향을 증폭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쉽게 ‘식별’되는 집단은 쉽게 ‘희생양’이 된다.
이런 심리도 있다. 무언가에 대해 가진 확신을 좀체 바꾸려 하지 않는다. 확신을 가진 누군가에게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해보라. 그러면 그는 당신을 외면한다. 사실자료와 수치를 보여줘도 여전히 그는 의심한다. 논리적으로 이야기해도 그는 요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설명을 들으며 주변의 누군가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이 같은 특징들은 누구에게서나 발현될 수 있는, 인간이 가진 심리적 취약성이다. 심리적 취약성이 특정한 역사적 조건과 맞물리면 상상하기도 끔찍한 비극적 결과가 초래되기도 한다. 나치의 만행이 가능했던 것도 그래서다. 평범한 독일 사람들이 어째서 유대인을 쫓아내고 절멸하는 것을 용인했을까. 상식과 교양을 가진 사람들이 왜 나치의 선동과 선전에 이끌렸을까.
나치의 역사를 연구해온 다큐멘터리 작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나치가 활용했던 심리적 전략들을 밝힌다. 음모론 퍼뜨리기, 그들과 우리를 구분하기, 청년 타락시키기, 종족주의 강화하기, 두려움 키우기 등 모두 12가지다. 저자는 이런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었던 인간의 어두운 심연을 향해 접근한다. 신경심리학, 진화심리학 등 학문적 연구 결과를 비롯해 부정편향, 확증편향, 손실회피, 인지부조화 등 심리학의 다양한 개념을 활용해 독자들의 이해와 공감을 돕는다.
그리고 경고한다. 나치가 사용했던 이 전략은 지금도 여전히 민주주의를 쉽게 훼손할 수 있다고. 그러니 눈을 부릅뜨고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이는 2025년 대한민국 현실에도 딱 들어맞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