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를 열어 자기가 본 것을 그린 다 빈치의 호기심이 르네상스를 상징하듯이, 시시각각 변하는 생체 조직이 만들어내는 복잡한 정보 처리 회로 체계를 묘사한 라몬 이 카할의 인간적 통찰은 우리 시대를 상징한다. 라몬 이 카할 이후 우리는 수 세기 동안 시인들이 즐겨 쓴 비유, 바로 ‘우주만큼 광대하고 신비로운 뇌’라는 개념에 어쩌면 글자 그대로의 진실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는 증거들이 쌓여가는 걸 목격해왔다.” <이토록 아름다운 뇌>, 아몬드
이 책은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한 스페인의 신경해부학자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1852~1934)이 50년 동안 그린 2900장의 뇌 그림 중 82점을 모은 도판집이다. 뇌의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이었던 19세기 말, 라몬 이 카할은 뉴런이 “거대한 연속적 그물망”이 아니라 “서로 떨어져 있는, 개별적인 단위”라고 주장해 현대 신경과학의 기초를 마련한 인물이다. 그는 얇게 저민 뇌의 절편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뒤 뉴런의 구조와 연결방식을 정밀하게 보여주는 그림을 그렸다. 그의 뇌 그림들은 과학적 관찰의 결과를 넘어 독특한 예술성마저 띠었다. 정재승 KAIST 교수는 ‘해제’에서 “라몬 이 카할의 그림에는 관찰하고 구성하고 재현하는 즐거움, 머릿속의 가설을 손끝으로 끌어내는 방법, 이성과 미감을 동시에 요구하는 과학적 사유의 미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