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소방 ‘전라도 사투리 접목’ AI 말벌 벌 쏘임 예방 영상 큰 호응
전북도소방본부가 유튜브에 공개한 ‘AI 말벌 안전 영상’. 전북소방본부 제공
추석을 앞두고 벌초 안전 수칙을 알리기 위해 전북도소방본부가 제작한 인공지능(AI) 숏폼 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단순한 홍보를 넘어 ‘재미와 교육’을 결합한 방식이 시민들의 공감을 얻으며 안전 캠페인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전북소방본부는 지난 22일 유튜브에 공개한 ‘AI 말벌 안전 영상’이 나흘 만에 조회 수 142만 회를 돌파했다고 26일 밝혔다. 댓글에는 “올해 벌초 갈 때 가족들한테 꼭 보여주겠다”, “짧은데도 기억에 쏙 남는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영상의 주인공은 붕대를 감은 말벌 캐릭터다. “벌초하러 왔으면 풀만 깎고 가라, 우리 집은 그냥 냅둬라”, “나 술 못 먹는다, 제발 술에다 담그지 마라”라는 대사는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잘못된 행동을 지적한다. 이어 “산에 올 때 향수 뿌리지 마라, 난 향수 냄새 좋아한다”, “혹시 마주치면 자세를 낮추고 다른 길로 가라” 등 실질적인 예방 수칙이 덧붙여져 공감과 학습 효과를 동시에 끌어냈다.
영상 제작에는 소방공무원 5명이 참여했다. 임주현 소방사는 “요즘 유행하는 밈 형식을 활용해 안전 메시지를 담았다”며 “AI 음성 변조와 이미지 생성, 음악, 애니메이션을 결합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도 영상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년) 전북 지역 벌 쏘임 사고는 총 1675건 발생했다. 이 가운데 9~10월 벌초 시기에만 560건(33.4%)이 집중됐다. 연도별로는 2022년 664건, 2023년 443건, 2024년 568건이다.
짧은 분량에도 생활 속 안전 수칙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이번 영상은 ‘재미와 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누리꾼은 “영상이 중독성 있어 계속 돌려본다”며 “올해는 벌초할 때 꼭 조심하겠다”고 댓글을 남겼다.
조유진 전북소방본부 홍보 담당은 “AI 기술과 지역 정서를 접목해 도민들이 안전 수칙을 자연스럽게 체감하도록 기획했다”며 “단순한 홍보를 넘어 생활 속 안전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겠다.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명절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